아동 인권 첫 보고서…정부군·반군 모두 아동 학대
(유엔본부·서울=연합뉴스) 정부군과 반군 간의 갈등이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시리아 아동들의 인권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4일(현지시간) 시리아 아동의 실태를 담은 첫 보고서를 펴내 정부군은 어린이들을 감금·고문하고 있으며, 반군도 시리아 난민의 아이들을 모집해 전투에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상당수 어린이들은 반대세력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성폭행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시리아 내전 이후 아동들이 견뎌온 고통은 이루 말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 총장은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과 연관이 있는 아동을 멋대로 가두고 고문하며 인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고 국제단체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받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아동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정부 교도소에 갇힌 아이들 가운데 반군과 연계됐다고 판단되는 아이들은 시리아 군대나 시리아 정보기관 관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한다고 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자유시리아군(FSA)과 시리아 쿠르드족은 현재 인근국가의 난민촌 아이들을 모집해 전투에 활용하고 있다.
또 반군에 의한 어린이 살해 사실도 드러났다. 유엔은 16살 남자 아이가 지난 4월 알카에다와 연관된 반군이 쏜 총에 맞았고, 14살 남자아이가 숨졌다고 예시했다.
이와 관련, 시리아 정부는 반군에 의해 적어도 130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유엔 보고서는 “교육이나 취업 기회가 없고 주변의 압력으로 난민촌 아이들이 반군에 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현재까지 시리아에서 10만여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1만여명은 어린이로 추정하고 있다.
반 총장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모두 아동에 대한 모든 종류의 유린행위를 그만두고 민간인 지역에서 테러, 공습, 화학무기 등을 이용한 무분별한 공격 등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내전이 시작된 2011년 3월부터 2013년 11월 15일까지의 아동 인권 침해 사례를 정리한 것으로, 시리아의 아동 인권을 다룬 첫 보고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