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 다 간 농협금융..2분기 순익 2100억에 그쳐

"지주사 출범으로 감독규정 적용..충당금 대거 적립"
신동규 회장 "경영여건 좋지 못했다..허리띠 졸라 매야"
  • 등록 2012-09-03 오전 10:02:45

    수정 2012-09-03 오전 10:02:45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농협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익이 2100억원에 그쳤다. 5000억~6000억원에 달하는 KB금융(105560), 신한금융(055550) 등 다른 금융지주사 분기 실적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다.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순이익도 2200억원에 머물렀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3월 중앙회로부터 분리된 농협금융이 금융당국의 감독규정을 적용받기 시작하면서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했기 때문. 감독규정을 적용하면 대출 자산에 대한 건전성 평가 기준이 빡빡해지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난다.

▲자료 : 농협금융지주
3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141억원을 기록했다.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6582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2배가량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계열사별로 보면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2202억원에 그쳤다. 은행이 쌓은 대손충당금만 3264억원에 달한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84%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지만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는 각각 0.21%와 3.40%에 그쳤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0.8~0.9% 수준의 ROA와 10% 이상의 ROE를 나타내는 것에 비하면 수익성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의미다.

농협금융과 동시에 설립된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각각 471억원, 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농협증권은 51억원 순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8% 감소했다. 반면 농협캐피탈의 순익은 53억원으로 47.2% 늘었다.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영여건이 좋지 못했고 금융지주사로 분리돼 나오면서 (금융당국의) 감독규정을 충실히 지켜야 하기 때문에 충당금을 대거 쌓게 됐다”며 “임원 연봉도 10% 반납하고 경상비용도 20%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영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총자산 246조 5264억원 규모의 금융지주회사로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증권, NH-CA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농협선물 등 총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김도년 기자 kdn8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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