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대박점포!)⑧놀부부대찌개 코엑스점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대박점포'에는 대박의 이유가, '쪽박점포'에는 쪽박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같은 메뉴, 같은 매뉴얼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도 매출 1위 점포와 꼴찌 점포는 있기 마련이다. 각종 악재 속에서도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잘 나가는 점포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일까. 이데일리는 12회에 걸쳐 업종별 '대박 점포' 사례를 살펴보고, 그들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놀부부대찌개 코엑스점은 코엑스몰에서 몇 되지 않는 ‘줄서서 먹는’점포다.

점주 김정호씨는 1년 전 5억원을 들여 29평 매장을 오픈, 한 달 평균 1만5000명의 고객을 상대로 1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코엑스몰은 하루 평균 유동인구도 많고, 인근 사무실 상주인구만도 6만명이 넘는 대형 상권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만큼 많은 점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임대료나 권리금이 대형 번화가 못지않게 높아 위험부담도 큰 곳이다.

이런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몰(mall)’에 점포를 연 이유는 메뉴 컨셉에 맞는 고객층이 풍부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부대찌개는 가족 외식이나 술안주용 메뉴보다는 한 끼용 식사 메뉴다. 식사를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을 찾다보니 몰 형태의 상권이 최적이었다는 것이다.

부대찌개 매장은 코엑스 메인 통로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온 곳에 있어, 입지조건은 그리 좋지 않다. 뜨내기 고객이 이동하며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곳이지만, 정기적으로 몰을 찾는 고객에게는 충분히 홍보가 가능한 조건이었다.

한식 단일 메뉴라는 강점에 젊은층에게 신뢰를 얻는 브랜드 매장이라는 것을 내세운 김씨 매장은 현재 전체 방문 고객의 70%를 단골 고객으로 확보하며 안정적 운영을 하고 있다.

김씨는 단골고객 확보 전략으로 고객 특성에 따른 공략법과 대기 고객 서비스 제공, 고객과의 대화 등을 꼽았다.

“고객층을 분석해보니 크게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나뉘더군요. 매장을 자주 찾는 인근 직장인에게는 VIP쿠폰을 발급해 충성도를 유지했습니다. 자주 찾지는 않지만 입소문 내는데 중요한 구실을 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최대한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풀서비스를 제공했죠.”

코엑스점에서 발급하는 VIP카드는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쿠폰에 도장을 찍어서, 10회를 채우면 카드를 발급해주는 식이다. 이 고객에게는 ‘평생 라면사리 공짜’ 등의 무료 서비스와 마일리지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그는 “한식 매장으로는 드물게 마일리지 혜택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덕인지, 한 고객이 6개월간 60번 이상 매장을 방문하기도 했다”며 “한 고객이 얼마나 많은 돈을 쓰게 하느냐가 아니라 한 번 방문할 고객을 여러 번 방문하게 하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대기 고객 서비스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부대찌개는 뜨거운 음식임에도 식사시간이 평균 15분으로 길지 않은 메뉴다. 그러나 특성상 점심과 저녁에 매출이 집중되다보니 불가피하게 대기 시간이 발생한다.

김씨는 “점포에서는 이 경우 대부분 고객이 언제 나가는지, 얼마나 빨리 내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면서 “그것보다는 대기시간을 고객이 불만스럽지 않게 느끼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매장 앞에 대기고객 담당 직원을 한 명 배치했다.
 
패밀리레스토랑처럼 이 직원이 고객에게 예상 대기 시간, 메뉴 선(先)주문, 요구르트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공되는 정보를 듣고 고객이 기다릴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어, 무작정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다른 점포에 비해 불만이 훨씬 줄었다는 평이다.

고객과의 끊임없는 대화도 만족도 좌우하는 요인이다. 고객 입맛에 따라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 음식점은 대화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모든 고객의 입맛을 다 맞춰줄 수는 없지만, 기본을 흐트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맞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게 어렵다면 제공되는 맛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해 양해를 구해야죠.”

코엑스점 직원들은 수시로 고객테이블을 돌며 육수는 짜지 않은지, 추가 메뉴는 부족하지 않은지, 맛은 입맛에 맞는 지 등 고객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더불어 육수를 추가로 넣을 때는 양에 따라 맛이 변할 수 있다든지, 소스가 매운 편이라 많이 넣으면 먹기가 힘들다든지 하는 정보를 꾸준히 제공한다.
 
맛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고객의 ‘실패율’을 줄이다보면 만족도는 저절로 높아진다는 것이 김씨의 말이다.

더불어 그는 “한 명의 직원이 100명의 고객을 쫓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직원 채용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젊은 주부나 외식업 진출 희망자 등 매장 컨셉과 맞는 직원을 채용해야, 점주의 경영 방침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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