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안정 위해"…기재부, 21년만 원화표시 외평채 발행 검토

'외국환관리법' 개정 전제로 실무 체계 마련
올해 예산안에 18조원 발행 반영
"법 통과 이후 시장 소화 가능 물량 발행 예정"
  • 등록 2024-08-05 오전 9:29:36

    수정 2024-08-05 오전 9:30:42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외국환관리법 개정을 전제로 올해 4분기 중 7~8조 원 규모의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외평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중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을 목표로 실무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외평채는 정부가 원화값 안정을 목표로 조성한 외국환평형기금의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정부는 원화가 절상되면 외평기금의 원화를 매도해 달러를 매입하는 식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꾀한다. 다만 정부는 2003년부터 국고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외평채 발행을 국고채와 통합하면서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은 중단했다.

이에 따라 외평기금은 외화 매입에 필요한 원화를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으로부터 빌려 왔다. 공자기금이 국고채 발행으로 조달한 원화다.

이처럼 정부가 원화 표시 외평채를 도입하려 하는 것은 앞으로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해 거래 마감 시간을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오전 2시로 확대한 것도 변수다. 외국인 참여가 활발해지는 데 비해 거래량이 빈약할 경우 원화값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정책 대응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예산에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 한도를 18조 원으로 편성해뒀다.

하지만 아직 법 개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21대 국회에서 발의한 개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박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법안을 다시 발의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법 통과 이후, 4분기 중 외평채를 발행하면 올해 정부 예산 한도의 40%인 8조원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며 “법 통과 이후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을 남은 달에 비례해서 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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