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장단, 미국 반덤핑규제 관련 `신보호무역주의` 강연 경청

통상분야 전문가 정인교 인하대 교수 강의
세탁기 분쟁 교훈 삼아 사장단 함께 열공
  • 등록 2016-10-05 오전 8:49:19

    수정 2016-10-05 오전 9:42:41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 사장단이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변화가 일고 있는 세계 무역 질서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지난달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2차 판정을 받은바 있다.

5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는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대외부총장)가 ‘세계 무역질서 변화와 신보호무역주의’를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정 교수는 한국협상학회·통상학회 회장과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 위원,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위원회 자문위원, FTA 농업통상포럼 위원 등을 지낸 통상분야 최고 전문가다. 그는 지난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보호주의와 국제통상질서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신보호무역주의’란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은 2012년 한국산 세탁기를 대상으로 9~1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은바 있다. 이 분쟁은 미국 가정용 세탁기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월풀이 삼성과 LG가 미국 최대 할인 판매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세탁기를 싸게 판 것을 문제 삼아 시작됐다. 미국 상무부는 2012년 12월 삼성과 LG 세탁기에 각각 9.29%, 13.02%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삼성 제품에는 1.85%의 상계관세도 추가됐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13년 8월 이런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고, 1·2차 심리 모두 WTO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덤핑마진은 제품의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거나 높은 경우 모두 반영해 산정한다. 그러나 미국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경우에만 적용하는 제로잉 방식을 고수, 한국 등 수출국에 불리하게 덤핑마진을 계산해왔다. 또 수입된 전체 물량이 아닌 특정 구매자·시기·지역에 판매된 물량에 대해서만 덤핑마진을 산정하는 ‘표적덤핑’ 방식도 사용해왔다. 이번 강의는 그동안 삼성이 겪었던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신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사장단이 함께 듣고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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