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실탄 필요한 S-OIL, 우려 딛고 회사채발행 성공할까

이달 중 3000억~4000억 규모 발행 추진
5조 규모 신규 투자 자금조달 목적
사업적 측면 긍정적…재무우려·등급적정성 등이 변수
  • 등록 2015-10-11 오후 12:19:00

    수정 2015-10-11 오후 12:19: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5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S-OIL(010950)이 최대 4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실탄 확보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 불확실성과 재무부담 확대에 대한 시장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회사채 발행 성공을 좌우할 관건이 될 것으로 지목된다.

1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S-OIL은 이달 중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현재 대표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7년 8월까지 2년 가까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없는 만큼 S-OIL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은 앞서 발표한 신규 투자자금 조달 목적으로 해석된다. S-OIL은 지난달 정유부문 수익성 개선과 석유화학 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2018년 6월까지 총 4조7890억원을 울산공장 신규 시설에 투자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S-OIL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4조9090억원. 총 투자금액은 자기자본의 97.6%에 이른다. 유가 급락에 따른 운전자금 감소와 정유제품 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순차입금의존도가 지난 6월 말 기준 10.7%로 떨어졌지만 최근 5년 평균 영업현금흐름 규모 7175억원과 연평균 투자 지출 1조6000억원 등을 고려할 때 신규 투자에 따른 외부 차입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S-OIL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S-OIL의 시설 투자는 사업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투자하는 신규 설비는 정제설비에서 발생하는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량하는 공정이다. 저가 잔사유 제품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휘발유와 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증가해 정유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석유화학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각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현재 경쟁사 대비 낮은 고도화 비율이 투자 완료 시 33%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재무적인 측면에선 우려를 낳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유가 급락 여파로 연결기준 2897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S-OIL은 올 상반기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 개선에 힘입어 8443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7월 이후 정제마진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다시 물음표가 붙었다. NICE신용평가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셰일오일 생산기술 발달 등이 유가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고 2020년까지 수요증가를 초과하는 역내 정제설비 증설투자 계획은 정제마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S-OIL의 대규모 시설 투자는 불확실한 산업 경기하에서 경기 개선 지연 시 재무 위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무위험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일각에선 S-OIL의 신용등급 적정성에 대해 지적하며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성공 여부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정유업계 3위 S-OIL의 신용등급은 ‘AA+ 부정적’으로, 1위 SK에너지(096770)(AA 안정적)나 2위 GS칼텍스(AA 안정적)보다 높다. 한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나 실적 안정성 등에서 S-OIL이 업계 1, 2위보다 낫다고 보긴 어렵다”며 “수요예측에서 AA+급 우량채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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