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5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S-OIL(010950)이 최대 4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실탄 확보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 불확실성과 재무부담 확대에 대한 시장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회사채 발행 성공을 좌우할 관건이 될 것으로 지목된다.
1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S-OIL은 이달 중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현재 대표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7년 8월까지 2년 가까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없는 만큼 S-OIL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은 앞서 발표한 신규 투자자금 조달 목적으로 해석된다. S-OIL은 지난달 정유부문 수익성 개선과 석유화학 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2018년 6월까지 총 4조7890억원을 울산공장 신규 시설에 투자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S-OIL의 시설 투자는 사업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투자하는 신규 설비는 정제설비에서 발생하는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량하는 공정이다. 저가 잔사유 제품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휘발유와 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증가해 정유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석유화학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각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현재 경쟁사 대비 낮은 고도화 비율이 투자 완료 시 33%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재무위험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일각에선 S-OIL의 신용등급 적정성에 대해 지적하며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성공 여부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정유업계 3위 S-OIL의 신용등급은 ‘AA+ 부정적’으로, 1위 SK에너지(096770)(AA 안정적)나 2위 GS칼텍스(AA 안정적)보다 높다. 한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나 실적 안정성 등에서 S-OIL이 업계 1, 2위보다 낫다고 보긴 어렵다”며 “수요예측에서 AA+급 우량채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