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건설이슈]143일 기다린 제2롯데월드가 알아야 할 것

  • 등록 2015-05-09 오전 6:30:00

    수정 2015-05-09 오전 6:30:00

△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짓고 있는 제2롯데월드 고층부 건물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143일. 지난해 12월 17일 문을 걸어 잠갔던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내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10월 14일 문을 열었습니다. 사실 개장 전부터 우려가 컸습니다. 송파구 석촌호수 수위 저하 문제와 석촌 지하차도 인근 9호선 공사 구간에서 땅 꺼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기대와 걱정 속에 첫 손님맞이에 나섰습니다.

관심이 쏠려서였을까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어졌습니다. 그해 10월 27일 5~6층 바닥에서 일어난 갈라짐 현상이 첫 시작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3주 앞둔 12월 3일에는 제 2롯데월드 내 아쿠아리움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일주일 뒤엔 영화관 10층 4D상영관(19관)에서 진동까지 일어났죠. 안전 문제가 불거질 무렵인 12월 16일 공연장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개장을 허락했던 서울시는 다음날인 17일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사고가 발생한 공연장에 ‘무기한 사용 제한’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 점검 기간을 언제까지라고 확정할 수 없다”며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해당 장소의 문을 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객 유치의 디딤돌인 극장과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자 손님들의 발걸음은 계속 줄어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장 전 서울시와 약속했던 주차 예약제의 불편함과 비싼 주차 요금은 디딤돌 대신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사고 당시 롯데는 미숙한 대처를 보였습니다. 공사현장 근로자 추락 사고 당시 “응급 처치 등에 경황이 없어 119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발언이 화근이 됐죠. 더이상의 실수를 없애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도 이 무렵입니다.

롯데는 2015년 1월 ‘안전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재개장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롯데는 두달 후인 3월 13일 ‘최종 정밀 안전진단 보고서’를 서울시에 제출했습니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4월 16일 국민안전처로부터 합동점검결과 문제점이 보완됐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어린이날 이전에 재개장 할 것이라는 추측이 떠돌았습니다. 그러나 시는 일주일 뒤 자문회의를 열고 최종정밀 안전 진단서를 검토했습니다. 공연장 등을 직접 방문해 안전관리 대책을 점검하고 롯데 측에 추가 보완 사항을 지시했습니다.

시는 이달 8일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롯데가 제출한 수족관·영화관·공연장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보고서와 수차례에 걸친 자문·점검 결과 제2롯데월드 수족관과 영화관 재개장을 재승인 하기로 했습니다. 롯데 측은 9일부터 11일까지 인근에 사는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영화관과 수족관을 무료 개방하고 12일부터 정식 개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43일의 여정은 끝났습니다. 롯데 측에 따르면 4600여석 규모의 극장과 아쿠아리움이 문을 열면 하루 2만 40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길었던 기다림 뒤에 찾아올 냉정한 평가입니다. 연이은 사고에 놀란 시민의 걱정은 여전합니다. 재개장 할 아쿠아리움과 극장에 쏠릴 관심이 더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 때문입니다. 차후 일어날 사고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다가올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것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 유료 관객을 맞이할 제2롯데월드가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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