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진 목소리 `왜 밝아졌나 했더니···`

6월초 "이대로 가면 3류로 전락" 위기의식 강조
7월초 "불황 늪 벗어나고 있다" 긍정적 전망 제시
"하반기 준비 강조"..실적개선 추이 주목
  • 등록 2009-07-06 오전 10:28:31

    수정 2009-07-06 오전 10:28:31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어쩐지 요사이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의 멘트가 왜 바뀌었나 했더니···"
 
삼성전자(005930)가 6일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실적 전망치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최근 내놓은 경기진단 언급의 변화가 새삼 회자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실적 전망치는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2조2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 사이로 제시됐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라는 외부변수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실적이다.
 
그동안 업계나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가 2분기에 뛰어난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관측은 계속돼 왔었다. 하지만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이익규모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실적전망을 발표함에 따라 최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의 발언의 변화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윤우 부회장은 이달 1일 월례사를 통해 "상반기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반도체·LCD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하지만 임직원의 노력으로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성 사장 역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임직원 모두 노력한 결과 점차 불황의 늪을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들은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졌다.

삼성그룹 회장역을 맡고 있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상반기는 생각보다 실적이 괜찮았다"며 "하반기는 조금 더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삼성 경영진의 이같은 언급들은 지난달 초의 발언들과 비교하면 상당부분 바뀐 것들이다.
 
지난달 삼성 신경영 16주년을 맞이했을 때 경영진은 사내 임직원들에게 "이대로 가면 3류, 4류로 전락할 수 있다"며 위기의식을 불어넣었었다. 불안한 세계경기침체 상황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상반기를 마무리하면서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아니냐를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실상 시차없이 실적이 집계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최근 실적 회복의 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의 지난달 발언은 상반기에 대한 평가보다는 하반기에 대한 준비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에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더욱 고삐를 조이라는 주문을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당시 이 부회장은 "하반기에는 `고객 감동`을 실현해야 한다"며 "또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경쟁사에 비해 1세대 이상 앞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환율이 1000원대이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고효율 경영을 체질화해야 한다"며 "다가올 호황기에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 역시 "1위인 제품은 2위와의 점유율 격차를 확대하고, 2위인 제품은 1위와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지난 2분기 시장의 예상범위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오는 하반기에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지 벌써 분석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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