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證CEO 중징계 예고…금감원 제재심 오늘 열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금융감독원이 1조 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을 29일 연다. 이날 제재심은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리며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3곳에 대한 제재안을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 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알고도 계속 판매했거나 판매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 증권사 3곳의 전·현직 CEO에게 중징계를 포함한 사전 통보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이데일리DB)

‘직무정지’(상당) 등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진 CEO들은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와 박정림 KB증권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이다.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뉘며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해당 CEO는 연임이 제한되고 3~5년 간 금융권에 취업도 할 수 없다.

업계에선 라임펀드의 부실을 인지하고도 고객에게 불완전판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펀드 판매 당시 재직했던 CEO들이 현직이 아닌 상태라 타격은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는 고문으로 재직 중이고 김형진 전 대표는 고문으로서의 임기가 끝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는 이날 제재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나 회장의 경우 직무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금투협 회장직을 유지하는 데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CEO를 포함해 증권사 전·현직 임원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의 경우 임원부터 실무진까지 15명 정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고, KB증권의 경우 전현직 임원에 일부 부서장들까지 포함되는 등 11명 정도가 제재 대상이다. 이들 대부분은 제재심에 참석할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번 제재심은 이날 하루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과 함께 다음달 4일과 12일 등 모두 3번의 회의가 소집된 상태다. 제재 대상자 출석은 이날과 다음달 5일 등 두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 회의인 12일에는 양정기준을 두고 내부 논의를 벌일 전망이다.

자본시장법상 제재심의 절차는 ‘금감원 제재심→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금융위원회’에 3단계를 거친다. 제재심을 마치더라도 증선위, 금융위 등을 모두 마쳐야 제재가 확정돼 실제 결과는 연말께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