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7]삼성 사내벤처, 시각장애인 위한 ‘착한 기술’로 주목

삼성 C랩 '릴루미노' MWC서 시각장애인 시각보조 VR 서비스 선보여
  • 등록 2017-03-02 오전 8:20:00

    수정 2017-03-02 오전 8:20:00

‘MWC 2017에 참가한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젝트 ‘C랩’의 ‘릴루미노’팀원들. (왼쪽부터)김승찬, 조정훈, 김용남씨..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 에스파냐 광장 주변에는 자그마한 규모의 전시관 ‘피라 몬주익’이 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글로벌 기업들이 부스를 꾸린 ‘피라 그란 비아’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라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스타트업 활성화 프로그램 ‘4YFN(4 Years From Now)’이 치러지고 있는 엄연한 MWC 전시장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스타트업들이 ‘내일의 페이스북’을 꿈꾸며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장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삼성전자(005930)의 사내 스타트업 프로젝트 ‘C(크리에이티브) 랩’ 소속으로 MWC에 참가한 ‘릴루미노’, ‘모니터리스’, ‘빌드어스’, ‘트래블러’ 팀들이다.

이중 릴루미노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저시력자 시각장애인이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국내에서 화제가 됐던 팀. 릴루미노(Relumino)는 라틴어로 ‘빛을 되돌려준다’는 의미다.

이 팀의 ‘크리에이티브 리더(CL)’ 조정훈씨는 “작년 2월에 이 서비스를 구상했는데 1년 만에 글로벌 전시회에 나오게 됐다”며 “전시 기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의 가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착한 스마트 기술’로 공개 후 국내에서 호평받은 릴루미노는 MWC 전시 중에서도 관람객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직접 체험을 위해 먼저 특수 안경을 착용했다. 시각장애인의 입장으로 시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렌즈를 뿌옇게 처리한 안경이다. 사물 식별은커녕 명암정도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갑갑했다. 막연히 시각장애인은 ‘앞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 명암을 전혀 구분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은 전체 대상의 14%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빛정도는 감지할 수 있다고.

그 상태에서 삼성 ‘기어VR’을 쓰니 거짓말처럼 그림과 글자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였다. 기어VR에 장착한 갤럭시 스마트폰이 피사체를 포착하고 VR 신호 처리 과정을 통해 인식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시력이 ‘마이너스’인 기자가 나안(裸眼)으로 기어VR을 착용해도 안경 못지 않게 글자와 그림이 선명하게 보이는 마술같은 일이 일어났다.

조 씨는 “시각장애인의 주된 여가 활동이 TV 시청이라는 조사결과를 접하고 흥미가 생겨 알아봤다는데 아예 안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당시 회사가 막 사업을 시작한 VR과 연결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보조기가 지금도 있긴 하지만 대당 가격이 1000만원선. 기어VR 가격이 약 10만원이고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면 되니 릴루미노는 매우 저렴한 셈이다. 기존 보조기보다 더 다양한 증상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모 병원에서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고 오는 6월께 환자에게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조 씨는 “다소 큰 VR 헤드셋에서 나아가 실제 안경처럼 착용해 시각장애인이 보고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실제 사업화가 원활히 돼 시각장애인들이 재미있는 것을 많이 보고 즐길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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