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실시한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실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은 이같이 진술했다. 복수의 국토부 관계자들은 “그가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지인들과 가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와인 2잔을 마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조 전 부사장이 탄 대한항공 KE086 항공기는 현지시간으로 저녁을 한참 지난 0시 50분 출발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그가 자신이 취한 상태였다는 의혹을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정·재계 안팎과 증권가 정보지(찌라시), SNS 등에서는 당시 조 전 부사장이 술에 크게 취해 과격한 언행을 보인 것이라는 의혹이 광범하게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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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시 항공기에서 내렸던 박창진 사무장과 조 전 부사장의 바로 앞자리 일등석에 앉았던 박모(32·여)씨의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박 사무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조 전 부사장이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매뉴얼이 담긴 서류철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다”며 “승무원과 나를 무릎 꿇린 채 모욕을 줬고 삿대질을 하며 조종실 입구까지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승객 박씨 역시 “조 전 부사장 목소리가 워낙 커서 일반석 승객들도 쳐다볼 정도”였다며 “파일(서류철)을 말아서 승무원 바로 옆의 벽에다 내리쳤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허술한 보여주기식 조사를 했다는 여론의 거센 비난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토부는 박 사무장을 재조사하기로 방침을 세웠지만 그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한편 대한한공은 조 전 부사장이 이날 해당 승무원과 박 사무장 집을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사과 쪽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직접 만나서 사과하기 위해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조만간 조 전 부사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