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김석동 금융위원장 "대내외 불확실 지속…자본주의 패러다임 전환기"

  • 등록 2012-12-31 오후 3:47:57

    수정 2012-12-31 오후 3:47:57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31일 “대내외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면서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에 맞춰 정책운용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배포한 신년사에서 “양적 성장만을 지원하는 금융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는 경제양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낳았다”며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국내외 실물경제와 금융여건은 새해에도 어려우리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유로존에 이어 일본까지 가세한 제한 없는 양적 완화정책은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국내 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가계부채 연착륙과 사회양극화 완화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구조적 과제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외 불확실성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면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Ⅰ. 인사 말씀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희망과 기대 속에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직원 여러분 모두 소원성취하시고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항상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우리 금융위원회는 지난 한 해, 증폭되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맞서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안정을 수호하고 금융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대한민국 경제와 금융의 미래를 위해 많은 어려움과 개인적 희생을 감내하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Ⅱ. 최근 대내외 여건

금융위원회 가족 여러분!

오늘만큼은 새해를 맞는 설렘 속에서 여러분과 함께 소망과 덕담을 나누는 여유를 즐기고 싶습니다. 그러나 새해에도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은 많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위험요인 각각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큰 흐름을 꿰뚫고 있다면 효과적인 대응을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은 새해 우리가 항시 주목하고 있어야 할 두 가지 흐름을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국내외 실물경제와 금융여건은 새해에도 어려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유로존 재정위기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근본적인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미국 경제는 정책 여력의 약화 등으로 본격적인 회복세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세계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오던 신흥시장국 경제도 장기간 지속된 불확실성에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과 유로존에 이어 일본까지 가세한 제한 없는 양적 완화정책은 통화전쟁의 가능성까지 초래하면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또 다른 불확실성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은 이 같은 대외 여건의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다 가계부채 연착륙, 사회양극화 완화,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구축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구조적 과제들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에는 선제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한편,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장기적인 시계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정책운용이 요구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이 시점은 자본주의 역사의 흐름 속에서 기존의 운용패러다임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라는 점입니다.

지난 40여 년간 자본주의 경제는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에 따라 운영되면서 절대빈곤의 탈피, 자유시장경제의 확산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높은 성장세에 가려져 있었던 경제위기의 반복, 경제양극화의 확대와 같은 구조적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주요국을 휩쓴 Occupy 시위에서 보았듯이 계층 간 갈등이 심화하고 사회시스템의 안정성이 약화되는 현상이 초래되었습니다.

이제 자본주의 경제는 ‘시장원리’와 ‘양적 성장’을 중시해 온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과 개혁의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면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 하에서는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 나가게 될 것입니다.

또한 경제시스템의 안정을 중시하고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누리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 하에서는 기존의 정책수단과 정책운용방식의 유효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새해 우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자본주의 패러다임에 맞추어 정책운용 패러다임도 새롭게 정립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Ⅲ. 새해 금융정책 방향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이 같은 대내외 여건과 흐름을 고려하여

새해 우리 금융위원회가 추진해 나가야 할 정책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금융위원회의 존재가치와 명예를 걸고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산업의 건전성을 수호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재정위기가 연이어 금융시장을 위협했지만, 대한민국 금융시스템은 그동안 단단히 다져놓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이를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의 사명감과 열정, 능력은 정말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초심을 유지하지 않고 긴장을 늦춘다면 지금까지 힘들게 이루어 온 성과가 허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항상 전투태세를 갖추고 아침을 기다린다는

옛 성현들의 자세(枕戈待旦; 침과대단)로 금융시장의 안정 유지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금융산업이 그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은 물론, 미래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산업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많은 기업과 국민이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경제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경제 혈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실물경제가 어려움을 이기고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금융산업을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노력에도 결코 멈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수한 인프라와 인력을 갖추고 있는 우리 금융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떠받칠 산업으로서의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발전된 금융산업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실력과 패기를 갖춘 이들이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경쟁할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해외 곳곳에서 대한민국 브랜드를 심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셋째, 경제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합니다.

파이의 크기만을 중요시하는 양적 성장만을 지원하는 금융은 더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금융이 앞장서서 ‘따뜻한 금융, 나눔 금융’을 실천함으로써, 성장의 혜택을 같이 누리는 ‘다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서민층의 금융애로 해소와 금융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은 올해도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합니다.

또한 금융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확고히 구축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Ⅳ. 금융위원회 직원의 자세

금융위원회 가족 여러분!

지난 한 해 동안 여러분은 금융시장의 최전선에서 대외 불확실성에 맞서며 헌신적으로 우리 경제를 지켜왔습니다.

올 한해도 여러분에게 부여된 책무들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땀과 열정을 바쳐 나갈 여러분에게 두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여러분에 대한 국가와 국민의 기대를 항상 명심하기를 부탁드립니다.

임무의 막중함, 긴장된 일과는 여러분에게 많은 개인적 희생과 노력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힘들고 때로는 지치더라도 군인의 본분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듯 여러분의 본분은 대한민국 금융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백 년 후, 이백 년 후 이 땅을 살아갈 이들에게 더욱 멋지고 강한 국가를 물려주기 위해

서로 격려하고 이끌며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둘째,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선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을 수동적으로만 따라간다면 우리가 원하지 않은 곳에서 내일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변화의 배경과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변화의 시대를 기회의 시대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이 지닌 역량과 애국심,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주도해나가는 추진력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은 금융부문에서도 또 한 번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부하들을 사지로.." 눈물
  • 근조화환..왜?
  • 늘씬 각선미
  • 청룡 여신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