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는` 현대건설 M&A..증권가의 표심은?

  • 등록 2010-11-15 오전 9:44:38

    수정 2010-11-15 오전 9:44:38

[이데일리 김상욱 기자] 현대건설(000720)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15일 마감된다. 채권단은 이르면 오는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인수전은 현재로선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양자구도로 좁혀진 상황이다. 다른 투자자가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관련 증권가에서는 미세하나마 현대차그룹의 우위를 점치는 분위기다. 자체 보유자금이 확실하고, 상대적으로 인수후 불확실성이 낮다는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현대차 상대적 유리..공정성 시비는 유의해야"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략적 투자자로 알려졌던 M+W그룹이 발을 빼면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맞았다"며 "그룹이 현대상선 주식을 발행하고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현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이 현대엘리베이터 컨소시엄 멤버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에 맞서 헤쳐가야 할 어려움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LSA증권은 "정책금융공사가 M&A 이후 `승자의 저주` 가능성과 같은 비가격적 요인을 참고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어떤 경우든 현대차그룹이 이 게임에서 좀 더 앞서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현대차그룹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할 수 있으며 재무적 상태가 양호한 인수자일수록 M&A 이후 현대건설 관련 불확실성을 낮춰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비슷한 이유를 들어 현대차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평가기준으로 가격뿐 아니라 비가격 요소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인수전에서)다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건설이 그간 주가상승과 본입찰 임박에 따른 리스크 확대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인수 후 가치의 외부유출 최소화, 그리고 인수 업체와의 동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 인수 시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그룹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채권단의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경우 이번 인수전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이 높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지 않을 경우 평가기준 및 적용의 공정성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M&A 마무리..본연의 경쟁력 주목받을 것"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이 M&A가 마무리된 이후 진가가 나타날 것이라며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M&A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기업 본연의 경쟁력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다.

CLSA증권은 "현대건설은 올해 한국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수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쿠웨이트 교량사업에서의 의향서(LOI)를 기다리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 마진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론적으로 M&A 차원의 모멘텀은 소액 주주들과는 거리가 멀다"면서도 "강력한 재무 상태를 지닌 새 주인이 들어오는 것은 M&A 관련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도 "현대건설은 최근 M&A로 인한 프리미엄보다 인수자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으로 본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 본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열매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건설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월등한 해외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꾸준한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며 "M&A관련 뉴스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기업가치 상승세는 확고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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