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003620)는 이미 9년전 법정관리 절차를 밟은 대우차(현 GM대우)와 다른 듯하면서도 많이 닮았다. 일각에서는 대우차가 그랬던 것처럼 쌍용차도 고강도 구조조정에 이어 3자 매각 수순을 거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워크아웃→법정관리→매각(?)
대우차는 2000년 11월8일 서울 제일은행에 돌아온 만기어음(445억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같은 해 11월30일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받은뒤 우여곡절 끝에 제너럴모터스(GM)로 넘어갔고 2002년 10월17일 GM대우로 거듭났다.
공교롭게도 대우차는 과거 자동차부문의 라인업 확대를 꾀하며 97년 12월 쌍용차를 인수한 이력도 있다. 쌍용차는 그러나 2000년 4월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분리돼 나왔다.
쌍용차가 지난 2005년 1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지 4년만에 이번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처럼 대우차도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인 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전력이 있다.
급속한 자동차산업 구조개편의 소용돌이 속에 외국계 기업에 접수된 점도 유사하다. 대우차는 제너럴모터스(GM)와 4년간 지리한 협상을 벌이다 결국 2002년 4월 인수됐고 쌍용차는 기업개선작업을 벌이던 2004년 10월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에 넘어갔다.
◇ 인력구조조정, 노사대립 불보듯 뻔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의 최대 난제는 역시 구조조정이다. 특히 인력 구조조정의 경우 노사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대우차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총파업과 경찰력 투입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거듭한 끝에 정리해고자 1700여명을 포함, 임직원 7000명이 회사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쌍용차 고위관계자는 "쌍용차는 지난달말 기준으로 잉여 인력이 2100여명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전체인력 7100여명의 30% 해당하는 수치다.
◇ 노조·부실 문제도 닮은꼴
대우차가 과도한 무이자 할부판매와 차입경영을 통해 부실을 키웠다면 쌍용차는 레저차량(RV) 위주의 단조로운 제품 라인업과 글로벌 트렌드를 읽지 못해 불운을 겪었다.
업계에선 강성노조도 닮았다고 입을 모은다. 법정관리 중 인수협상을 벌이던 GM은 대우차의 경직된 노사관계와 노조의 경영간섭 문제 등을 거론하며 장기 소강국면에 접어들기도 했다.
◇ "3자 매각 통해 경쟁력 확보해야"
업계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회생절차를 따르면서 `독자생존`보다는 `3자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쌍용차의 현재 생산규모는 25만대이지만 실제 생산이 8만대 수준으로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독자생존이 어려운 쌍용차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뒤 보완적인 기능을 가진 완성차업체나 전방업체에 인수합병(M&A) 하는게 우리 경제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에서 RV·SUV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3자 매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뒤 중국 등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 경기침체, 쌍용차엔 `악재`
일각에서는 과거 대우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던 시점과 지금의 업계 상황은 많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대우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때는 GM이나 포드 등 글로벌메이커의 외형확장기로 대우차의 우크라이나 법인, 중국 옌타이 엔진공장, 폴란드공장 등에 매력을 느꼈지만 현재는 침체기라 글로벌 브랜드마저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얘기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시기적으로나 생산능력, 공장설비, 인지도, 제품 라인업 등을 따져보면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쌍용차가 소형 크로스오버카(CUV) C200(프로젝트명)을 예정대로 출시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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