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황영기, 필연인가 악연인가

뱅커스트러스트 한솥밥…업무 스타일은 대조적
리딩뱅크 추격전 펼치다 KB금융지주 회장자리 대결
  • 등록 2008-06-30 오전 10:34:56

    수정 2008-07-02 오후 9:39:20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금융계 대표적인 경영인으로 꼽히는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인연이 최근 은행권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미국계 금융회사인 뱅커스트러스트에서 30대 한창시절을 함께 보낸 이들은 각각 은행장 자리에 올라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기도 했고 이제는 자리다툼을 할 수 밖에 없는 `견제와 경쟁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060000)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3일 KB금융지주의 회장 후보를 선임하기 위해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등 4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 강정원 국민은행장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 회추위에서는 강 행장과 황 전 회장의 경합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 전 행장에 대한 지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 후보인 강 행장과 황 전 회장의 약력을 보면, 나이는 강 행장이 두 살 앞서고 사회생활의 경우 황 전 회장이 4년 먼저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외국계 금융회사로 은행업에 발을 디뎠다. 강 행장은 씨티은행, 황 전 회장은 파리바은행을 거쳐 뱅커스트러스트에서 만나게 된다. 82년 황 전 회장이 먼저 뱅커스트러스트에 들어왔고 그 다음해 강 행장이 입사한 것.

두 사람은 뱅커스트러스트에서 7년이라는 시간동안 한솥밥을 먹으면서도 끈끈한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았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오히려 두 사람의 업무가 이해상충되는 경우가 많아 자주 부딪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강 행장은 리스크관리, 경영업무를 주로 맡았던 반면 황 전 회장은 영업부문에 있었기 때문이다.

뱅커스트러스트에서의 그들의 업무 성향은 그 이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강 행장은 수익성 위주로 보수적인 경영을 해왔고, 황 전 회장은 성장 중심의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왔다.

그 결과 강 행장은 국민은행의 신용등급을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위치로 끌어올렸다. 자산 건전성도 국내 은행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수익 다각화가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
황 전 회장은 삼성에서 보험과 투자신탁운용, 증권 등 다양한 금융 경험을 쌓은 뒤 2004년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해 있던 우리금융지주(053000)와 우리은행의 사령탑을 맡게 된다.

황 전 회장은 우리은행 수수료와 대출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리는 등 공격적인 영업으로 국민은행을 바짝 추격했고 당시 내실경영의 대명사였던 강 행장과 비교 대상이 됐다.

그러나 당시 투자은행(IB)변신을 선언하며 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한 황 전 회장의 과감한 선택으로, 우리은행은 서브프라임 사태이후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총 7000억원의 손실을 고스란히 앉게 됐다.

이제 두 사람은 오는 9월 출범할 KB금융지주 회장직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강 행장측은 회장, 행장 겸직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지주사 출범 초기 안정을 위해 강 행장의 겸임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황 전 회장의 경우 비은행 부문의 확대를 위해 회장과 행장 분리가 필요하다며 강 행장과의 역할분담론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KB금융지주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 경영진간 역할을 어떻게 분담하느냐 보다 서로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우려대로 황 전 회장과 강 행장의 평소 성격과 업무 스타일로 미뤄볼때 이들의 경영 궁합은 맞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화려한 언변, 만능 스포츠맨, 음주가무까지 완벽한 승부사로써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황 전 회장과 묵묵히 은행원으로 외길을 걸어오며 탄탄한 경영실무를 익혀온 강 행장간 한 판 대결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 관련기사 ◀
☞국민은행 지주회사 설립 예비인가 승인
☞국민銀 노조 "MB정권 인사 지주사 회장 후보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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