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메르스·아모레도 누른 비결은 ‘생활용품’

3분기 양사 희비 교차..LG생건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마진율 높은 생활용품 매출 증가..메르스 타격 상쇄
中생활용품 시장 가능성↑..LG생건에 성장 기회 大
  • 등록 2015-11-06 오전 9:26:51

    수정 2015-11-06 오전 9:26:51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메르스 여파에도 꺾이지 않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화장품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였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화장품에서 샴푸, 바디 용품 등으로 옮겨가며 ‘생활용품’ 비중이 큰 LG생건이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3분기 LG생건은 매출(1조3868억원)과 영업이익(1902억원) 모두 아모레퍼시픽을 앞질렀다. 당초 업계에선 3분기 메르스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LG생건의 약진엔 ‘생활용품’이 자리하고 있다. 샴푸, 트리트먼트 등 헤어 케어 부문은 중국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28%나 성장세를 보였고, 생활용품 온라인 매출도 26%나 늘었다.

2015년 양사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업계 관계자는 “생활용품은 흔히 ‘프리스티지 화장품’이라 불리는 고급 화장품, 탄산 음료와 함께 원가 대비 마진율이 상당히 높다”라고 말했다. LG생건 역시 메르스 영향으로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 등의 매출은 주춤했지만 마진 높은 생활용품이 잘 팔리며 이를 상쇄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 생활용품, 특히 헤어케어 시장 성장세는 무궁무진하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 샴푸 시장 규모는 약 51조원으로 전년(2013년)보다 3.5% 성장했다. 같은 기간 29조원을 기록한 화장품 시장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태동기에 놓여 있어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다.

특히 그간 중국 생활용품계는 태국산이 주름잡았지만 이젠 한국산에 관심을 갖는 대륙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한국산 생활용품 수입은 전체의 23%로 한 해 사이 3배 가량 증가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소득이 올라가고, 위생 관념과 미용 의식 등이 고취되면서 도시 지역의 20~30대를 중심으로 생활용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아직 농어촌 지역은 시장 변화가 저조하지만 그조차 잠재적인 시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생활용품 수입 국가별 비중(자료=무역협회, 하나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이같은 생활용품 부문 성장이 LG생건에게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LG생건의 지난해 생활용품 매출은 1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32%를 넘을 만큼 비중이 높다. 반면 화장품 매출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은 오설록을 포함한 생활용품 매출이 4665억(2014년)으로 전체 매출의 10%를 조금 넘는다.

특히 LG생건의 한방 샴푸 ‘리엔’, 내추럴 샴푸 ‘오가니스트’ 등은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신제품이지만 LG생건이 중국에서 지난 2002년부터 전개했던 죽염 치약의 인기 덕에 채널 확대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인들의 한국 화장품 수요가 한방원료나 자연주의 콘셉트의 생활용품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LG생건이 중장기적으로 중국 생활용품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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