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는 하나의 계파로서 친박의 이익을 쫓은 적이 거의 없다. ‘원박’(元朴·원조 친박), ‘신박’(新朴·새로운 친박), ‘용박’(用朴·친박을 이용) 등 친박 내에서 또 나눠지는 여의도 문법상 이 후보자는 ‘범박’(汎朴)으로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당·청 갈등설 때마다 ‘막후 조정자’…대권잠룡 부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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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는 근래 당·청 간 갈등설이 불거질 때마다 ‘막후 조정자’ 역할을 자임했다고 한다. 추후 ‘자기 정치’에 나설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여권 관계자는 “지도부 내에서도 ‘김무성 원톱’이 아니라 ‘김무성(대표)·이완구(원내대표) 투톱’ 느낌이 강했다”고 했다.
그가 총리 후보자까지 오른 가장 큰 요인도 결국 대야 협상 수완이라는 관측이 많다. 야당마저 환영한 좀처럼 보기 드문 총리 후보자는 이렇게 나왔다.
‘승부수’ 던진 이완구…“경제에 온몸을 바칠 것”
이 때문에 이번 총리직 수락에서 이 후보자의 ‘승부수’도 읽힌다. 그는 “총리가 되면 경제에 온몸을 바칠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에 이어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작품’을 만든다면 곧바로 대권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그는 충청권 인사다. 충청권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영호남에 밀려 캐스팅보트 역할만 해왔다. 다만 그는 아직 고개를 가로젓는다. “충청도 인구가 늘었다고요. 아닙니다. 한국 정치 메커니즘이 그렇게 간단치 않아요. 총리직은 제 공직생활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할 겁니다.”
이 후보자가 정치인생의 마지막 시험대에 섰다. 이 후보자는 범박 꼬리표를 떼고 ‘이완구’ 이름 세 글자를 오롯이 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