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이 하던 간암 수술, 이젠 2명으로도 가능"

연세암병원, 고무줄 이용한 수술법으로 수술시간도 줄여
  • 등록 2014-11-19 오전 9:14:34

    수정 2014-11-19 오전 9:14:3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보통 수술 시에는 1명의 집도의와 함께 보조하는 의사가 2명 정도 필요하다. 메스를 들고 있는 집도의를 대신해 시야와 절제 부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외 마취과 의사와 간호사 등을 합치면 수술방에는 보통 5~6명 정도가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에서는 보조의사 1명의 역할을 고무줄이 대신하고 있다. 이 고무줄은 수술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고무줄이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무게는 약 1.5Kg이다. 크고 무겁기 때문에 절단면을 당기면서 메스로 절단해야 한다. 보통 집도의가 메스를 들고 있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당기거나 보조의사가 당기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역할을 고무줄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집도의가 한 손으로 메스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절단면을 당기고 있을 때 출혈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조치가 늦을 수밖에 없다. 고무줄이 이 역할을 대신하면 집도의의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긴급상황 대처를 용이하게 만들어 준다. 또 보조의사가 당겨주는 경우에도 장시간 미동 없이 당기고 있어야 하는 보조의사의 실수 가능성을 줄이고 같은 힘으로 지속적인 견인이 가능하다. 보조의사의 손이 집도의의 시야를 가리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절단면을 당기는 용도 외에 간의 뒷부분에 있는 종양을 앞 쪽으로 끌어당기는 데에도 고무줄이 이용된다. 종양이 간의 뒷부분에 있어 앞 쪽에서는 보이지 않을 때 종양이 있는 부위를 앞쪽으로 끌어 당겨야 하는데 이 때도 고무줄을 묶어 당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집도의의 손을 자유롭게 하고 시야를 확보하는데 용이하다.

최진섭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장(간담췌외과)은 “당기는 부위와 힘의 정도에 따라 보통 2~3개의 고무줄이 사용되는데 고무줄은 탄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같은 힘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일반 수술용 실을 사용할 경우 고정은 할 수 있겠으나 힘을 주어 당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에서는 연간 약 400례의 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복강경과 로봇수술에도 확대해 복강경 간절제술 290례, 로봇간절제술 50례가 시행됐다. 복강경 및 로봇 수술에서도 마찬가지로 고무줄을 이용한 방법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진섭 센터장은 “꼭 대단한 발견이나 발명을 해야만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물건도 지나치지 않는 안목과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면서 “수술방에 출입하는 인원이 많을수록 감염이나 뜻하지 않은 사고의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 인원을 줄이는 일은 작은 것 같지만 환자 안전의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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