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대박점포!)②김가네김밥 신대방점

11평 분식 매장서 월 순익만 900만원
빠른 배달로 상권 내 고객 대부분 흡수
  • 등록 2007-10-30 오전 10:34:19

    수정 2007-11-12 오후 5:08:34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대박점포'에는 대박의 이유가, '쪽박점포'에는 쪽박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같은 메뉴, 같은 매뉴얼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도 매출 1위 점포와 꼴찌 점포는 있기 마련이다. 각종 악재 속에서도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잘 나가는 점포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일까. 이데일리는 12회에 걸쳐 업종별 '대박 점포' 사례를 살펴보고, 그들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노현진(37)씨는 '김가네김밥' 운영 5년차 점주다. 경기도 용인에서 점포를 운영하다 4년 전 서울 신대방점으로 이전 오픈, 11평 규모 매장에서 현재 월 순수익만 9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작은 규모에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던 데는 '배달 판매' 활성화 덕이 컸다. 
 
배달은 매장 규모에 제약이 없고, 1회 주문 당 객단가도 7000~8000원 선으로 4000원 수준인 매장보다 높아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노씨 매장은 배달 매출이 전체의 70~80% 정도.


노씨 매장이 있는 곳은 흔히 ‘항아리 상권’이라 불리는 곳이다.
 
번화가인 대로변과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있고, 안쪽에 학교 등 근린시설이 있어 인근 고객이 상권 안에 머물러 있는 특징이 있다. 외식을 하러 나가기는 번거롭고, 주변에 마땅히 대형 상가가 조성돼있는 것도 아니라서 만족도만 얻으면 배후 세대를 모두 흡수할 수 있다.

그는 처음부터 이 항아리 상권 내 고객만을 타깃으로 삼아 영업을 시작했다. 대로변으로 영업권을 확대해 2~3의 동종점포와 경쟁하기보다, 상권 내 고객을 100% 흡수하는 전략을 짠 것이다.
 
중고등학교와 대형 아파트단지가 노씨 영업권에 있어, 이들만 모두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면 매출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노씨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 맞벌이 부부와 중고등학생이 많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들의 생활패턴을 분석해보니, 하교시간이나 학원가는 시간 전후로 ‘빠른 배달’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이 틈새시장을 노려 오흔 3개월 이후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영업권을 1~2km로 축소해 철저히 그 안에서만 영업했습니다. 이 곳에서만 홍보를 하고, 그 외 지역에서의 주문은 아예 받지 않았지요. 짧은 거리만 배달하니 주문 후 평균 10분 내외로 배달이 가능해졌습니다.”

분식업종 평균 배달 반경이 3~4km라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의 영업권을 포기한 셈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빠른 배달점’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상권 내 고객 대부분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영업권 축소로 인해 배달 영업을 위해 추가해야 하는 인력과 장비도 최소화 할 수 있어 운영 효율도 높아졌다.

홀 영업에서는 메뉴 포스터를 적극 활용한다.

노씨는 “매장 내 고객 시선의 흐름을 파악하면, 메뉴 포스터만으로도 점주가 원하는 메뉴 주문을 의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고객 시선은 매장 중앙의 메인 메뉴판 - 메뉴판 옆쪽 벽면 - 주방 위쪽 사진 메뉴판 등으로 이동한다.

가장 처음으로 시선이 머무르는 곳은 메인 메뉴판이지만, 글자로만 구성돼있어 인지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보다는 두 번째 시선이 머무르는 메뉴판 옆 쪽 공간에 메뉴 사진을 붙이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노씨는 메뉴판 옆 벽면에 소위 ‘미는 메뉴’ 사진을 붙인다. 메뉴판에서 가까운 곳일수록 높은 단가의 메뉴를 붙이면 객단가 상승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메뉴 순으로, 겨울철에는 따뜻한 메뉴 순으로 붙이는 등 수시로 재부착 해주면 된다.

주 고객층인 아이, 학생들의 입맛에 맞춰 메뉴 세팅이나 조리법도 일부 보완했다.

아이들을 위해 노씨는 전 메뉴에 홍고추를 넣지 않는다. 본사서 공급되는 홍고추가 매운 편이라, 아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창 성장기인 학생들이 좋아하는 메뉴에는 본사 레시피보다 양을 늘려준다.

“돈가스는 본사 메뉴 세팅 외에 튀긴 감자나 만두 등 사이드 메뉴를 추가로 올려줍니다. 공기밥도 넉넉히 담아주고요. 푸짐한 양 때문인지, 돈가스 메뉴는 현재 다른 매장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노씨는 “내 점포와 내 고객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대박 점포’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하며 “관심을 가지면 틈새시장이 보이고, 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면 매출 상승은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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