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가 직장 내에서 들었던 모욕적인 말이다. 그는 “직원들 모두가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며 “정말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상사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계속 폭언을 해 신고를 준비 중이라는 직장인 B씨도 “요새 불면증이 심해져 정신과도 다녀오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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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10일 직장인 1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30.1%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수준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법 시행 전 38.2%에서 10.3%포인트 증가한 48.5%로 파악됐다. 피해자 34.8%는 병원 진료나 상담이 필요할 정도의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진료·상담을 받은 직장인이 6.6%, 진료·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28.2%였다.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직장인도 10.6%나 됐다.
직장 갑질이 끊이지 않는 데엔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자리하고 있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59.1%)은 괴롭힘을 당했을 때 참거나 모르는 척한다고 답했다. 회사를 그만뒀다는 응답자는 32.2%에 달했다. 가해자 측에 항의(28.2%)하거나 사측·노조에 신고(4.3%),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 신고(4.0%) 등 피해를 알리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피해가 반복 발생한 사업장 특별근로감독 △피해 조사·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에 즉시 과태료 부과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무관용 처벌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 대표 권두섭 변호사는 “무엇보다 기업의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며 “현재 공공기관이나 일부 기업에서 하는 괴롭힘 예방교육이 매우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먼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직급을 나눠 서 토론하는 등 실질적인 예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