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신경영의 핵심은 양 위주의 경영이 아닌 질 위주 경영으로의 전환, 인재 확보의 중요성 등이었다. 또 하나의 주요 포인트는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
이 회장은 당시 "이제는 기술 중에서도 소프트 기술 싸움인데 소프트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며 임직원을 질타했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말한 소프트 기술은 브랜드 이미지 등 종합적인 의미였다.
오늘날 강조되는 소프트웨어와는 다소 다른 개념인 셈이다. 하지만 회사에 부가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가치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지난 1991년 삼성전자(005930)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멤버십을 설립했다. 신경영 선언 이후인 1994년에는 서울 외에 국내 영업 주관으로 지방에도 같은 조직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논현동, 대구, 부산 등 전국 6개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거의 20년 전부터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던 셈이다. 그렇다면 현재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와 있을까.
최근 구글이 휴대폰 제조의 명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에 올인하다시피 해온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엔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 뉴스로 풀이된다.
20년간 소트프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그 결과물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인력은 선발했지만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다보니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가 늦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절박하지 않았던 점도 경쟁력 확보에 차질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제조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보니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다소 간과해왔다"며 "이러한 조직 문화가 걸린 시간에 비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약한 것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는 20년간 단순한 수사(修辭)에 그쳤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발표 이후 기자와 만나 "(전 세계 IT 산업이) 스마트 시대로 가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달리 이젠 삼성전자에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가 다급한 상황이 됐다.
아직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서 한 발 뒤처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이 회장의 말이 또다시 수사로 그치지 않도록 현실적인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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