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게임회사마다 주력하는 게임이 다르고 저마다 특색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게임주에 대한 평가에는 뼈가 들어있다.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지금 당장 투자한다면 굳이 게임주보다는 차라리 인터넷포털주를 선택하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게임주 투자에 대한 신중론은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기관 투자가 입장에선 업황이 좋은 다른 대형주나 모멘텀이 살아 있는 타 업종에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데 굳이 게임주에 투자해 리스크를 떠안기 싫다는 얘기다
예전에는 최소 게임 개발기간 1년 이상에 개발비용만도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이른바 `대작`들이 비공개시범서비스- 공개시범서비스- 유료화서비스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흥행 기대감이 주가에 모멘텀이 됐다. 이제는 이런 약발이 많이 희석됐다는 것이 증권가 평가다. 작년에 대박을 낼 것으로 기대했던 몇몇 게임들이 흥행에 실패한 영향이 크다.
신작 게임인 엔씨소프트(036570)의 타뷸라라사나 아이온, 웹젠의 헉슬리,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 등 게임회사를 몇년간 살려먹일 블록버스터급 신작 게임들에 대한 기대감도 과거보다 많이 무뎌졌다. 일부 게임은 게임서비스 일정이 연기되면서, 시장의 신뢰마저 잃었다.
메리츠증권의 성종화 연구위원은 "게임주가 최근 부진한 것은 특정 차기게임에 대한 의존도는 크지만, 사전에 성공 여부와 정도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점, 매출 영향이 큰 대박급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 공백기가 길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게임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불법서버 등 불법이 판쳐 게임회사에 부담을 주는 등 환경도 좋지 않다. 여건이 허락되는 게임회사들은 일찌감치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이나 일본 미국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특히 일본 시장은 비디오게임기 닌텐도의 위나 닌텐도DS가 히트를 치면서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 얘기다. 일본 주식시장 상장을 염두해 둔 일부 게임회사들은 상장 시점을 당분간 보류하고 다른 시장에 주력하자는 방침을 세운 곳도 있다.
30일 긍정적인 3분기 실적을 내놓은 CJ인터넷에 대해서도 증권가의 평가는 냉기가 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CJ인터넷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충족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CJ인터넷을 비롯해 게임주에 대해 국내 게임시장의 경쟁 심화, 흥행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수익 모델의 불안정성,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모멘텀 부재 등으로 투자자들이 게임주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종화 연구위원도 "CJ인터넷은 온라인게임 서든어택과 마구마구 이후의 월 매출 10억원 이상의 대박급 게임 신작이 론칭되기까지 주가가 탄력을 받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선 게임주에 대한 투자 전략을 어떻게 제시할까.
다양한 게임라인업과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종목으로 압축하되, 특정 게임에 대한 기대감은 반응을 살피기도 전에 흥행을 성급하게 예단하지 말라는 의견이 많다. `돌다리를 두드리고 두드려서 안전하게 투자하라`는 얘기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PC방 등록제 시행이나 불법서버 확산, 외산게임 상륙, 경쟁심화 등 게임업체들의 영업환경이 별로 좋지않다. 대박을 기대했던 신규 게임의 인기저조로 게임주의 내재적인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게임업체 투자시 신규게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보다 어느 정도 성공을 확인하면서 투자하는 보수적인 자세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창영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도 "대작 게임 위주의 게임회사보다 다양한 게임라인업 갖춘 게임회사가 포화된 현재 게임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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