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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철폐의 날은 매년 3월 21일로,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69명이 희생된 것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날 시위에 나선 참가자 50여명은 무지갯빛 깃발 아래 형형색색의 풍선과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삶을 살고 싶다’, ‘누군가를 배제하는 사회는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아요’와 같은 팻말을 들었다.
그간 국내에선 이주민을 상대로 한 차별, 혐오 사례가 수차례 지적돼왔다. 경기 포천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10년간 일하다 숨진 태국 출신 미등록 60대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숙소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농장 주인은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 고용한 사실이 발각될까 봐 두려워 시신을 돼지농장 인근에 유기하기까지 했다.
이날 다문화 가정 2세이자 독산고등학교 소속 학생 박찬빈 씨는 “혐오주의자들의 생각은 다른 일반 시민에게도, 다른 청소년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공포스러운 일”이라며 “차별받지 않는 권리를 법으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실천도 있다”며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들었을 때 같이 따라 하지 않고 그 사람을 제지하면 느리지만, 변화는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념대회가 끝난 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까지 행진했다. 인종차별 철폐의 날인 오는 21일에는 여의도의 국회 앞에서 ‘인종차별 조장하는 난민법 개악 안 즉각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