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미안해요”…신당역 피살 女역무원의 3일 전 메시지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직장 전 동료에게 흉기에 찔려 살해를 당한 여성 역무원이 사고를 당하기 3일 전 아버지에게 보낸 메시지가 전해졌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호송되고 있다.(사진=뉴스1)

피해 역무원 A씨의 큰아버지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조카가 3일 전 ‘아빠, 오해해서 미안해요. 1년 동안 아빠를 오해하며 살았어요. 정말 미안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편지의 길이는 1매를 차지할 정도의 장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큰아버지는 “아빠 입장에선 자주 보고 싶으니 ‘자주 오라’고 했고, (조카가) ‘시간이 없어서 잘 못 내려간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상상이라도 되느냐”며 “앞날이 창창했는데 집안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조카는 사망할 정도의 상처를 입고도 벨을 눌러서 범인을 바로 검거할 수 있게 했다”며 “범인이 도망갔다면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조카가 마지막까지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순찰하던 도중 직장 전 동료였던 30대 남성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B씨는 현장에서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에게 진압당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B씨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으로 고소를 당한 후 A씨에게 원한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범행 전 B씨가 신당역에서 1시간 10분간 대기하다가 범행을 저지른 점, 당시 B씨가 위생모를 쓰고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사전 계획성 범행이라고 추정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