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8대9'.. 여야 모두 견제한 '민심'

광역단체 與 8곳 野 9곳.. 경기·충북·강원 막판까지 접전
與 확고한 신임 못얻고 野 대안세력 확신 못심어줘
  • 등록 2014-06-05 오전 7:56:07

    수정 2014-06-05 오전 10:20:15

[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이도형 고재우 기자]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여당의 무덤’을 피한 것에 가슴을 쓸어내렸고, 야당은 ‘지킬 곳을 지켰지만’ 아쉬움이 남는 승부였다. 6·4지방선거는 여야 어느 한쪽의 완벽한 우세없이 끝까지 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였다. 유례없는 백중세 속에 어느 선거보다 최종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與 8곳 野 9곳.. 경기·강원·충북 초접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일 오전 6시30분 기준으로 17곳의 시·도지사 선거구 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새누리당은 8곳, 새정치민주연합은 9곳에서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부산(서병수), 대구(권영진), 인천(유정복), 울산(김기현), 경기(남경필), 경북(김관용), 경남(홍준표), 제주(원희룡)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박원순), 광주(윤장현), 대전(권선택), 세종(이춘희), 강원(최문순), 충북(이시종), 충남(안희정), 전북(송하진), 전남(이낙연)에서 승리했다.

여야의 전통적 텃밭인 영호남은 개표시작 두 시간 안에 일찌감치 당락이 결정됐다. 역대 선거 최대격전지였던 수도 서울도 박원순 새정치연합 후보가 출구조사부터 줄곧 우위를 유지한 끝에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게 이변을 허락하지 않았다. 충남지사 선거는 출구조사에서는 2%포인트 미만의 접전이 펼쳐졌지만, 투표함이 열리고 난 후 안희정 지사의 재선 성공으로 흐름이 기울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 자정을 넘어 새벽녘까지 초접전 양상을 이어가며 끝까지 ‘승부의 키’를 놓지 않았다. 특히 경기·강원·충북은 새벽 3시를 넘겨서야 당선 윤곽이 드러났다.

숫자만 뒤바뀐 결과.. 여야 모두에 숙제

기존 여당 9곳, 야당 8곳을 차지하고 있던 시·도지사 숫자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8대 9’로 자리를 바꿨다. 하지만 여야 모두 확고한 승리를 거뒀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판세다. 여당으로서는 경기지사를 수성하고, 인천시장을 가져온 것이 성과다. 하지만 충청권에서 전패했고, 텃밭 부산에서도 무소속 후보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선거 막판까지 가슴을 졸였다.

야권 역시 서울·강원·충남·충북 등 현역단체장 대부분을 수성하고, 광주에서 무소속 후보의 도전을 막아냈지만 인천시장 선거 패배가 뼈아프다.

여야 모두 서로의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나면서 숙제도 동시에 남겼다. 여당으로서는 세월호 참사로 나타난 민심의 파고 속에 전국참패를 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선거 막판 이른바 ‘박심 마케팅’을 펼치고도 국민들로부터 확고한 신임을 받는데는 분명 실패했다. 이에따라 향후 국정추진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개각 등 쇄신책을 고민해야하는 과제를 풀어야한다.

야당 역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분위기 속에서도 대안세력으로 확실한 희망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또한 지방선거 초반 기초공천 논란 등을 겪은 이후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당내 화학적 결합이라는 숙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편 이번 선거의 최종투표율이 56.8%로 잠정 집계됐다. 첫 사전투표 덕에 지난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68.4%)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 나왔다. 다만 ‘마의 벽’으로 불리는 60% 투표율 돌파는 실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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