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민재용 기자] 올해 말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가 한국식 가구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다. 소비자가 가구를 직접 가져가서 조립해(DIY) 쓰는 이케아 특유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한국의 일반적인 가구업체들처럼 가구를 집으로 배송해주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이케아와는 고객층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던 국내 가구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매장에서 소비자 집까지 가구를 배달해주는 물류업체 선정 작업을 다음 달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CJ대한통운(000120),
한진(002320), 현대로지스틱스 등 국내 주요 물류회사들이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 아시아 담당 고위 임원이 국내 주요 물류업체를 방문해 국내 물류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케아의 택배 서비스 입찰 공고가 다음달 예정돼 있어 대부분의 국내 물류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유의 ‘DIY 방식’으로 세계 가구 시장을 장악한 이케아가 국내에서는 한국식 배송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국내 가구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중심의 한국 주택 환경에서 과연 이케아의 DIY 가구가 쉽게 안착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한샘과 리바트 등 국내 가구업체는 가구 배송과 설치 애프터서비스 등의 비교우위를 주장하며 한국 가구시장 수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케아가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가구를 직접 사와 조립하는 데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도 손쉽게 이케아 가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케아의 한국 시장 침투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이케아는 지난 2006년 진출한 일본에서도 배송·조립·설치 서비스를 내세워 성공적으로 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이케아의 배송서비스 도입은 현지화 전략으로 이케아의 국내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배송서비스가 안착하면 자본력이 없는 영세 가구사는 물론 한샘, 리바트 등 대형 브랜드 가구사 시장도 이케아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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