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獨 보쉬와 2차전지 손 잡았다

13일 설립계약 체결..지분 50대50, 이사회 동수로 구성
`에스비 리모티브` 9월 한국에 설립
세계 2위 2차전지 업체와 세계 1위 자동차 전장업체 결합
  • 등록 2008-06-16 오전 11:00:00

    수정 2008-06-16 오전 10:43:13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삼성SDI(006400)가 세계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BOSCH)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전지 합작사를 설립한다.

삼성SDI는 1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보쉬 본사에서 김순택 사장과 보쉬 자동차전장그룹 Bernd Bohr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용 배터리 팩 시스템`의 개발과 생산, 그리고 판매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게 된다. 지분은 50대50이며 이사회와 대표이사도 동수로 구성된다.

설립된 합작사의 사명은 "에스비 리모티브(SB LiMotive)로 본사는 한국에 둘 예정이다. 합작사는 2008년 9월 정식으로 설립되어 2010년에 HEV용 배터리를, 2011년에 HEV용 배터리팩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 김순택 삼성SDI 사장(사진 왼쪽)이 보쉬와의 합작법인 설립계약 체결후 악수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사를 통해 에너지 사업을 모바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중대형 영역까지 확장시킬 계획이다.

삼성SDI는 이미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와 HEV용 전지의 공동개발을 하고 있으며, 이번 보쉬와의 합작사 설립을 시작으로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독일 보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로 삼성SDI는 현재 보쉬에 전동공구용 2차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보쉬 서플라이어 데이(BOSCH Supplier Day)'에서 최우수 공급업체에게 주어지는 'Best Overall Performance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사 설립은 전동공구에 이어 향후 HEV사업에서 보쉬가 삼성SDI를 최상의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2차전지 업계의 선두주자로 품질과 안정성, 기술력 등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일본 2차전지 전문시장 조사기관인 IIT가 전 세계 주요 2차전지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안전성, 품질, 기술력, 가격 등 11개 항목을 평가해 삼성SDI를 종합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현재 HEV시장은 개화기로 볼 수 있으나 향후 5년내로 비약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2006년 기준으로 36만5000대 규모인 HEV 시장은 오는 2015년 약 5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EV시장은 미국시장이 전체의 69%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산요 등 일본 2차전지 업체들과 함께 HEV시스템을 개발한 도요다·혼다 등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HEV 시스템의 개발이 쉽지 않아 HEV 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이번 삼성SDI와 보쉬의 협력은 리튬계 2차전지 세계 2위 업체와 세계 1위 자동차 전장업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향후 HEV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만한 지각 변동이라는 평가다.

한편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부문은 2007년 기준으로 삼성SDI의 전체 매출 중에서 약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말에는 20% 이상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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