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3일 서울청사에서 내수 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소비·민생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회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직접 주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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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매달 하루를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지정해 근무시간 단축과 쇼핑·외식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일본이 이달 24일부터 시행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본뜬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직장인이 매달 마지막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30분씩 일을 더 하고 한 달 중 하루 금요일에는 오후 4시 퇴근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계·노동계 의견 등을 듣고 다음달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 소득공제율은 올해 1년간 한시적으로 기존 30%에서 40%로 10%포인트 높인다. 전국 1738개(작년 기준) 호텔·콘도의 숙박료를 지금보다 10% 이상 내리면 해당 건물 재산세를 최대 30% 깎아주는 방안도 올해에 한해 시행해 관광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소득 감소로 고통받는 저소득층 지원도 강화한다. 1000cc 미만 경차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유류세 환급 한도는 현행 연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한다. 근로자가 회사 파산 여부와 무관하게 못 받은 임금 등을 정부로부터 받는 소액 체당금 상한액을 기존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이고, 10년 이상 장기 체납자 등 약 87만 가구의 체납 보험료 1200억원 가량을 결손 처분해 보험료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또 일하는 저소득 가구에 주는 근로장려금(연 최대 210만원)과 자녀장려금(자녀 1명당 연 최대 50만원) 신청 요건을 완화하고 수능 응시수수료 등 정부·공공기관이 걷는 수수료 총 64개를 인하하거나 폐지할 계획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민간 기업이 실제 금요일 조기 퇴근 제도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대선이 두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경제부총리가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이런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대선 공약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만큼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굵직한 정책은 새 정부 몫으로 양보하고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정부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솔선수범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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