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해외투자 줄인` 생보사 국내채권 30조 순증

상반기 국공채·회사채 규모 전년비 26%↑
"자체 해외규제 강화+수익률 제고에 유리"
  • 등록 2010-12-14 오전 10:26:16

    수정 2010-12-14 오전 10:26:16

마켓 인 | 이 기사는 12월 14일 09시 5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자산운용 투자패턴이 해외에서 국내로 바뀌고 있다. 생보사들은 국내 국공채(특수채 포함)와 회사채 비중을 늘리는 반면 외화유가증권 비중을 줄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보험사 자체적으로 해외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해외보다 국내가 수익률 제고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위험이 존재하는 점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상반기 외화유가증권 전년대비 11%감소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보사들의 상반기(3~9월)말 기준 운용자산 중 국공채와 회사채 규모는 152조5362억원으로 전년도 121조2031억원보다 31조3331억원(26%) 늘었다.

반면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19조4558억원을 기록해 전년 21조7773억원에 비해 2조3215억원(11%)이 줄었다.

회사별로 삼성생명(032830)·대한생명(088350)·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들의 국공채와 회사채 규모는 92조2950억을 기록해 전년 77조2614억원에 비해 15조336억원(17%)이 늘었다. 같은 기간 외화유가증권은 17조2729억원으로 전년 19조450억원에서 1조7721억원(9%) 줄었다.

특히 교보생명은 외화유가증권 규모가 3조1459억원으로 전년 4조2502억원에 비해 1조1043억원(26%) 줄어 빅3 생보사의 감소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자산운용 패턴은 시장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국공채와 회사채 비중이 높아진 것은 자체적으로 국내시장이 투자처로 유망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해외투자에 관한 규제를 강화해 안정적인 우량 채권이 아닌 이상 해외투자를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견 생보사 가운데서는 지난해 산업은행에 인수된 kdb생명(옛 금호생명)의 변화가 눈에 띈다. kdb생명은 1년 간 국공채 비중을 작년 상반기 3008억원에서 올해엔 2조2555억원으로 약 1조9500억원(648%) 늘렸다. 반면 외화유가증권 비중을 7018억원에서 4398억원으로 2600억원(38%) 가량 줄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간 공격적인 자산운용으로 금융위기 때 해외투자에서 많은 손실을 보게 되면서 안정적인 패턴으로 변화하게 됐다"며 "투자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 연평균 유가증권수익률 `국내>해외`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생보사들의 연평균 외화유가증권 수익률은 4.9%로 나타났다. 국내유가증권 수익률은 1.7%포인트 높은 6.6%를 기록했다. 특히 2005회계년 이후 수익률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생보사들은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6.5%, 7.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2008년 수익률은 -0.5%로 폭락했고 2009년에도 4%에 그쳤다.

전체 유가증권자산 중 외화유가증권 비중도 감소추세로 나타났다. 2009회계년 전체 유가증권 중 해외화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2.2%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회계년 14.4%에 비해 2.2%포인트 줄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올해도 해외에서 4%를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생보사에 외화유가증권의 80%이상이 채권에 투자돼 있고 지역적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기 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뒤 생보사들은 점차적으로 외화유가증권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최근들어 금리 정상화를 기대하면서 국내 국공채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생보사들이 해외투자비중을 줄이는 것은 해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환율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만기 상환 때 환차손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것도 한 이유"라고 밝혔다.

◇ 당국 "현금과 예치금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

생보사들의 국공채와 회사채에 대한 투자비중이 늘기도 했지만 현금과 예치금의 규모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생보사들의 자산규모 확대와 일시적인 자금 미스매칭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유상증자 등 생보사 자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이유로 현금과 예치금이 급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같은 기간 22개 생보사들의 현금과 예치금 규모는 10조9792억원으로 전년 9조3267억에 비해 1조6525억원(15%)이 증가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자산이 확대되면서 현금과 예치금 규모가 늘고 상반기를 정리하면서 회계상에 일시적인 자금 미스매칭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자체 포트폴리오 상에 문제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해 현금과 예치금이 쌓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자금 미스매칭 현상은 다음달 회계장부에서 대부분 바로 해결된다"며 "생보사들이 장기채 뿐만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채 시장 등에도 투자하고 있어 업계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2조원 이상 정체될 일은 거의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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