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증권사들이 "외국인의 매도로 인한 주가하락이 매수기회"라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위기를 극복했고, LG화학은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힘겨루기 끝에 주가방어에 성공했고 합병무산 우려도 잠재웠다.
현대차(005380)가 3일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을 시도하던 전일(29일) 외국인은 103만주를 내다 팔았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지난달 25일 144만주 이후 최대 규모인데, 하루 100만주 이상 순매도는 그리 흔치 않은 현상이다. 외국인은 29일까지 10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안수웅 우리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7월과 8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60만주에 달했다. 이는 200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다. 또한 외국인이 주도하는 대주잔고도 8월에만 331만주가 늘어났다. 대주잔고는 1351만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안 연구원은 30일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넘어선 깜짝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도했다"며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소비경기에 노출된 회사의 비중 축소, 지난해 극심했던 노사분규에 대한 학습효과, 안전자산 추구에 따른 이머징마켓펀드 환매 등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영실적이 2006년 하반기에 저점을 기록하고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주가 조정은 수급의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노력에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기관도 29일에는 매수에 동참해 주가는 4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30일에도 오전 9시24분 현재 3.07% 오른 7만500원으로 강한 상승시도를 하고 있다.
LG화학(051910)의 외국인 매도 극복 스토리는 더 드라마틱하다. LG화학의 수급상황은 그야말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한판 승부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전일까지 21영업일동안 지난 24일 하루 소폭 순매수를 기록한것외엔 20영업일을 내리 팔았다. 지난달 30일 26.36%였던 외국인 지분비중은 21.7%로 낮아졌다. 외국인 매도는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로 불거진 신용경색 우려로 펀드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한국 등의 주식을 처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LG화학 주가는 결국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29일 종가는 매수청구가격 7만5002원보다 크게 높은 9만5500원이다. 7일연속 상승했고, 전일에는 장중 9만7500원으로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30일은 소폭 하락한 9만5300원을 기록중이다.
LG화학은 21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합병무산 우려`와 `52주 신고가`를 경험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만면 적자였던 전지사업부가 6월 이후 흑자로 돌아서는 등 3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일 오전 9시30분을 전후한 외국인들의 동향은 현대차와 LG화학 모두 `소폭 순매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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