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미국과 인도의 협력을 강조한 나렌드라 모디(64) 인도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53)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모디 총리는 26일 뉴욕에 도착해 27일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모디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29일 백악관에서 만찬을 함께 갖기로 하는 등 크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이 아닌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다른 나라 정상을 이틀 연속으로 따로 만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 첫 방문 모디 “미국과 인도는 찰떡궁합”
양국 정상은 경제와 안보,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외교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디 총리는 정상 회담외에 제너럴 일렉트릭(GE)과 구글, 보잉, 씨티그룹 등 미국 기업 경영진과 만나 인도 진출을 적극 요청하는 등 투자 유치를 위한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미국·인도 정상회담의 최대 화두는 경제 협력이다. 모디 총리가 1조달러(약 1044조원) 규모인 인도 사회기반시설 개발 계획과 에너지 자원 개발 등에 미국측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며 오바마 대통령은 연간 1000억달러인 양국 교역량을 5배 늘리기 위해 투자 유치 장벽을 제거해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모디 행정부는 방위 및 철도 분야 등에서 해외 직접투자에 대한 일부 규제를 완화하고 설비투자에서 소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발표하는 등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印“ 세계 제조업 중심지 되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
인도는 GDP(국내총생산) 1조7600억 달러로 세계 11위 경제규모를 가졌지만 제조업 비율이 15%로 30%대인 중국, 태국에 미치지 못한다. 모디 정부는 제조업 비율을 25%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정부는 이를 위해 자동차, 항공, 항만, 제약, 정보기술, 건축 등 성장 가능성과 투자 유인이 있는 25개 분야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양국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인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넓히고 탄탄하게 하기 위해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성장 가속화와 안보협력 증대, 그리고 장기적으로 양국과 전세계에 혜택을 주는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이라크 사태 등을 포함한 지역 문제도 주요 현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국민들에게 모두 도움이 될 전략적 파트너십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디 총리와 협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 美기업인들과 잇단 회동
모디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에서 주요 미국 기업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워싱턴으로 떠나기 전인 29일 오전 뉴욕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CEO, 데이비드 맥레넌 카길 회장, 케네스 프레이저 머크 CEO, 아제이 방가 마스터카드 회장 등 기업인 11명과 오찬을 갖기로 돼 있다.
그는 또 골드만삭스와 보잉, 블랙록, IBM, GE등 6개 기업 경영진과 일대일 면담도 갖는다. 모디 총리는 이 자리에서 개별적인 투자 유치 외에 방위산업과 핵에너지 등에 대한 협조도 구할 것으로 보인다.
30일에는 미국-인도 비즈니스 협의회(USIBC) 주최 비즈니스 행사에 참여하는데 이 자리에는 약 300~400명의 기업인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모디 총리의 방미(訪美)가 미국 기업인들이 인도 투자에 따른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높은 관세와 취약한 지적재산권 보호 등으로 미국의 대(對) 인도 수출량은 싱가포르보다 적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인 협회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농업과 통신 분야에서 인도의 무역장벽을 제거해달라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재계는 인도 휴대 전화 보급 대수가 10년 만에 400만대에서 9억대로 늘어나는 점에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