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는 지난 2010년 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4년간 병원을 찾은 2,832명의 척추전방전위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 대부분이 5060 갱년기 여성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전방전위증 환자 중 60대 여성이 22.2%(876명)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이 19.5%(747명)로 5060대 여성이 10명 중 4명 이나 차지했다. 70대 여성14.9%(555명), 40대 여성 7.5% (330명)가 뒤를 이었다. 전체 환자 중 여성이 68.6%(1,942명)로 남성 31.4%(890명)에 비해 2.2배 많았으며, 남녀 모두 40대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남녀 모두 척추와 관절 주변 인대가 신축성을 잃는다. 따라서 척추를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척추 불안정성이 증가돼 척추전방전위증 위험이 높아진다. 다소 생소한 질환인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 위아래가 어긋나면서 변형과 통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50~60대 여성들이 특히 취약한 이유는 여성의 근육량이 남성의 3분의 2수준으로 적은 데다, 폐경기를 지나며 여성호르몬이 변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학계에서도 이 질환의 여성 유병률이 3~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신경관이 좁아지면서 통증과 저림이 생기는 협착증과 달리 전방전위증은 척추 뼈가 어긋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위쪽 뼈가 앞으로 밀려 나올 수록 비만이 아니더라도 배가 나와 보일 수 있고, 아래쪽 척추 뼈가 뒤로 밀려 나갈 수록 엉덩이가 뒤로 빠져 ‘오리걸음’을 걷게 된다.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다. X선 검사만으로 척추 뼈의 어긋난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증상이 미약하거나 초기 단계일 경우 누워서 X선을 찍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앞뒤로 밀려 나온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서 있는 상태와 앞으로 숙여서 X선을 찍어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다리 저림이 심하고, 척추관협착증 동반이 의심될 때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정밀하게 상태를 확인한다.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허리에 자극을 주는 동작을 자제하고, 운동으로 척추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환자라면 반드시 전문의의 운동가이드를 받아야 한다.
갱년기 후 여성이라면 일상생활이나 가사노동 시 허리를 굽히는 자세와 오래 서 있는 것을 삼가야 한다. 특히, 여성들이 선호하는 요가는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몸의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야만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은 “중년 이후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관협착증과 증상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자가진단으로 오인하고 병을 키워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척추전방전위증은 어긋한 정도가 적을 수록 치료가 쉽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병을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해당 질환이 의심되면 지체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