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아파트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요즘 이곳 아파트 매매 및 전세시세는 ‘부르는 게 값’이다. 대명동 개나리 아파트 60㎡(전용면적)형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전셋값은 무려 2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인근 진성공인 전병호 대표는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많으나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거래된다”고 전했다.
대구지역 주택시장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서울·수도권은 물론 부산과 세종시 등 부동산시장의 블루칩으로 여겨지던 지역까지 최근 ‘거래 절벽’ 조짐을 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는 “최근 1~2년간 지방 부동산시장 회복세를 이끌어오던 부산과 대전, 경남 등이 주춤한 사이 그동안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가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선도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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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화원읍 대곡역래미안 85㎡형은 평균 매매가가 2억475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500만원 올랐다. 전셋값도 1년 새 평균 1750만원 뛰었다. 북구 침산동 명성푸르지오 85㎡형도 지난해 7월 2억3750만원이던 시세가 지금은 2억7525만원으로 3000만원 이상 올랐다. 인근 새천년부동산 윤병선 대표는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구 주택시장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아파트 공급 부족에서 원인을 찾는다. 과거 대구는 새 아파트 공급 폭탄으로 2009년엔 적체된 미분양 물량이 2만가구를 넘어서는 등 공급 초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3~4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기다시피하자 매매와 전셋값이 동반 상승했다. 시장에는 신규 분양 물량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대구 시민들의 높은 호응도 뒤따랐다.
최근 들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대구지역 청약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지역 신규 분양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7.29대 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경쟁률은 2.51대 1 수준이었다.
최근 대구 수성동에서 선보여 평균 15.5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롯데캐슬 더 퍼스트’ 아파트의 김정호 분양소장은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싼데다 대구 수성구에서 6년 만에 공급된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라는 점이 수요자들에게 먹혀든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동대구역세권 개발과 대구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한 개발 호재도 많아 대구 주택시장은 당분간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