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미국보다 금리인상 시점 빠를 것"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한중 부동산대출, 단기금리에 연동돼"
"미국은 장기금리에 연동…제 역할 하고 있어"
  • 등록 2021-03-17 오전 8:56:50

    수정 2021-03-17 오전 8:56:50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한국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이 미국 연준(Fed)보다 먼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팬데믹 시기에 풀어놓은 유동성이 버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는 모두 하고 있다”며 “미국은 부동산대출이 장기금리에 연동돼 장기금리 상승이 자연스럽게 버블을 막을 것이지만, 부동산 대출이 단기금리에 연동돼 있는 한국과 중국은 단기금리를 올리는 길 밖에 유동성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장벽에 맞서 국력을 첨단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이 주식이나 부동산이 아니라 첨단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점증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오랫동안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장기금리에 연동되도록 했다”며 “주택구입은 단기금리에 연동된 대출을 막고 장기금리에 연동된 대출만 허용하고,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주식과 장기채권 사이에 자산배분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쳤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장기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은 주택가격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장기금리의 상승을 연준이 나서서 막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시스템은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기금과 보험사의 자산배분이 장기채권에 쏠려 있어, 장기채권을 언제 살 것인지만 고민할 뿐 장기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것과 같은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하기 불가능한 규제환경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부동산대출이 단기금리에 연동돼 있어 장기채 시장이 존재하지만 장기금리가 자산시장의 버블을 막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한국과 중국에서는 유동성이 많아져 자산버블 우려가 높아지면 중앙은행이 직접 긴축정책을 사용하는 길 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연준은 2015년 12월에 금리인상을 시작했지만, 한국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은 연준보다 5년 이상 앞서 금리인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대출이 단기금리에 연동돼 있는 한국과 중국은 단기금리를 올리는 길 밖에 유동성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번에도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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