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한금융엔 우르수아 같은 리더가 없다

  • 등록 2010-10-15 오전 9:43:32

    수정 2010-10-15 오전 9:43:32

[오사카(일본)=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최근 칠레 광산에 매몰됐다 살아난 33명의 광부들을 보십시오.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는 극한의 위기 속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 33명의 동료를 모두 살리는데 큰 몫을 했습니다. 신한금융지주(055550)엔 지금 그런 사람이 없는 거 아닌가요?"

지난 14일 오후 일본 오사카 뉴오타니 호텔 1층 로비에서 기자와 만난 한 신한금융 재일교포 주주가 이같이 탄식했다. 

최근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이후 미국에서 급히 귀국했다가 국정감사 진행중에 다시 출국한 행태 등을 꼬집듯이 건넨 말이었다. 

라 회장은 차명계좌 개설과 관련해 최근 기자회견에서 "옛날에 밑에 시켰던 게 나도 모르는새 이어져왔다"며 라 회장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발뺌하기도 했다. 차명계좌 책임을 마치 직원들에게 돌리는 듯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탄을 받았던 대목이다.  

라 회장의 이같은 발언이나 행보들을 보면 이 재일교포 주주가 우르수아와 같은 리더십을 왜 부러워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이날 재일교포 주주 130여명은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 3명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신한금융의 뿌리이자 최대 주주집단(지분율 17%)인 재일교포 주주중 관서지역(오사카 중심) 주주들은 라 회장에 대한 책임을 동반 퇴진이라는 형태로 묻기로 한 것이다.  
 
신 사장에 대한 해임추진으로 시끄러웠던 지난 9월9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재일교포 원로 주주 모임인 간친회 때로 돌아가보자. 그 때까지만 해도 주주들은 라 회장의 리더십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라 회장을 믿고 이사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결정했던 배경이다. 그러나 한달여가 지나 이러한 분위기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리더쉽에 대한 기대는 커녕 실망과 분노로 표출된 것이다.    

물론 동반퇴진이라는 형태로 책임을 묻는 게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동안 신한금융이 그토록 자랑하던 `신한 DNA`, 그리고 `그러한 DNA를 바탕으로 한 신한만의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신한금융 안팎의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때문에 어떤 형태가 됐든 이를 지키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책임있는 행동을 원하는 것이다.

매몰된 순간부터 구조되기까지 나보다 동료를 먼저 생각하고, 암흑속에서도 끝까지 일사분란하게 동료들을 통솔해 전원 생존이라는 기적을 일으켰던 우르수아 같은 리더십 말이다.

`당장 나가라고 하면 경영공백은 어떻게 하냐, 적어도 후계구도를 짤 시간은 줘야지 않냐`고 금융당국과 주주들에 호소하고 푸념할 게 아니라 하루빨리 귀국해 라 회장이 있어야할 자리에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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