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은 13일 경제 현안 진단 및 전망을 위한 이데일리의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고 생산활동이 나아진데다 코스피(KOSPI)와 환율도 안정되는 등 경기 하강 속도나 크기가 조금 완화되는 국면이라고 볼 수 있지만 대외여건을 감안할 때 경기가 당장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을 보더라도 금융혼란이 다소 진정되는 듯 하지만 주택시장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상업은행의 대출이 정상화되지 않는 등 불씨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위기가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1분기는 국내 경기가 급강하했던 작년 4분기 보다 성장률이 더 나쁘고, 2분기도 1분기와 비슷한 전년동기대비 -4% 전후의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조금 나아지는 3분기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뒤 4분기에 기저효과(base effect)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각 국 정부가 쏟아붓기로 한 재정 투입이 제때 그리고 제대로 되느냐가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각 국이 GDP(국내총생산) 2~3% 수준의 재정집행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국회 통과가 조속히 되고 제대로 집행되느냐에 있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만약 재정투입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가정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출은 비관적이지 않다"며 "최근 3~5년새 수출 시장의 다변화와 품목의 다양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력 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이외의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유망 업종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분기말 달러 수요가 몰리거나 금융시장이 다시 악화되면 환율이 출렁거리기는 하겠지만 추세는 하향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 150억~200억달러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 보다 더 큰 변수는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 투자처를 찾아나설 각국의 투기자금이 될 것"이라며 "작년 한해동안 빠져나갔던 간접투자자금 600억달러중 절반만 환류해도 환율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상황과 반대로 원화가치가 급속히 절상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후 경제패권 변화와 관련, "흔치 않았던 선진국과 개도국 경제의 동반 침체기에는 많은 질서의 변화가 있었다"며 "주도국과 주도산업의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완전히 넘어오지는 않겠지만 미국 주도의 나프타(NAFTA) 경제에서 동북아시아로 파워가 이동하는 계기가 되고, 특히 중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우선 순위에 대해서는 "추경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획대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 믿을 수 있는 부분은 유효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재정 투입 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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