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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뉴욕 증시가 갑자기 급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거래로 인한 ‘게임스탑 현상’의 악영향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엄청난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이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백악관까지 나서면서, 게임스탑발(發) 주식·옵션시장 변동성이 월가 전체로 확대하는 분위기다.
뉴욕 증시 3대 지수, 2%대 급락
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5% 하락한 3만303.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7% 내린 3750.7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1% 하락한 1만3270.60을 기록했다.
요즘 월가의 최대 화두는 게임스탑이다. 게임스탑 주가는 이날 장중 또 폭등한 끝에 134.84% 오른 주당 347.51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10거래일간 상승률이 무려 1643.91%에 달한다. 게임스탑 외에 AMC(301.21%), 익스프레스(214.14%), 베드배스&비욘드(43.45%) 등이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인해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폭등했다. 공매도 세력과 ‘쩐의 전쟁’에서 이긴 개미들이 다음 사냥감을 찾아 나선데 따른 결과다.
공매도 포지션으로 어마어마한 손실을 본 헤지펀드들은 사실상 벼랑 끝에 몰렸다. CNBC는 “대량 공매도에 나섰던 멜빈캐피털이 숏 포지션을 접었다”고 보도했다. 멜빈캐피털은 그간 시타델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까지 추가 공매도에 나섰으나, 개미들의 조직적인 집중 매수에 결국 손을 들었다. 게임스탑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주식들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많다. 일각에서는 파산설까지 나온다.
백악관까지 나섰다.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게임스탑 주가 폭등에 대한 질의에 “백악관 경제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게임스탑뿐만 아니라 최근 주가가 폭등한 다른 기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 직후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식시장과 옵션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근 변동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나라 전체로 판이 커진 것이다.
벼랑끝 헤지펀드…시장 혼란 우려
특히 4분기 상업용 항공기 매출액은 4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지난해 항공기 주문 취소가 역사상 가장 많았다고 CNBC는 전했다.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게임스탑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경제에 상당한 위험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확실하고 힘든 시기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울러 이목이 집중됐던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해서는 “시기에 대한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을뿐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은 실망했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지수 낙폭을 더 키웠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61.64% 폭등한 37.21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0% 하락한 6567.37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81%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16%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57% 내린 3536.38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