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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어휴 귀찮죠, 자꾸 나와서 문 닫으라 그러면.”
폭염경보가 내렸던 지난 4일 오후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36도에 육박했다. 서울 한복판 명동도 햇빛이 쨍하게 내리쬐는 데다 습도까지 높아 연신 부채질하거나 작은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려는 행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상점 앞을 지날 때만큼은 차가운 바람이 느껴졌다. 에어컨을 틀어놓은 채 상점 문을 열어둬서다.
실제 이날 오후 에너지공단 직원 20여명이 절전 협조 요청 캠페인을 벌이는 동안 상점은 하나둘 출입문을 닫았다. 한 신발 전문 매장 직원은 “물량이 들어와서 잠시 문을 열어뒀다”며 문을 닫았다. 또 다른 화장품 가게 판매원은 “잠시 환기하려고 문을 열어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상인 상당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영업 행위를 방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자동 출입문인데도 닫히지 않도록 스위치를 꺼두거나 물건이나 발판으로 막아둔 곳도 있었다.
화장품 로드숍 매니저인 A씨는 “문을 열어둬야 손님도 더 자유롭게 들어오지 않겠느냐”며 “조금이라도 손님을 더 끌려면 과태료가 나와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전력 예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산업부가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를 내리고 개문(開門) 냉방하는 상점에 과태료를 매겼지만 올해부터 자율에 맞추기로 했다.
캠페인이 진행된 다음날인 5일 오후 명동을 다시 찾았다. 자동문을 닫아둔 상점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출입문을 열어둔 곳도 절반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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