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사회 곳곳에서 ‘갑질 횡포’가 빚어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직원들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여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롯데 형제가의 경영권 분쟁을 비롯해 땅콩 회항 사건 등은 해당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을 뿐 아니라 반기업 정서를 자극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오너의 행보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사회적인 영향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줬다.
삼성·현대차·LG 등 대기업 재단 통한 사회기여 활동
1960~70년대 대기업들이 고도성장기 경제부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렸지만 지금은 창업주의 정신을 되새기며 ‘지속 성장’과 ‘사회 기여’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착한 기업, 존경받는 오너’의 새로운 모범 사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중이다.
대기업 총수들은 사재를 출현해 비영리재단을 설립하고 재단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기류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삼성은 1965년 설립한 삼성문화재단을 비롯해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복지재단, 호암재단에서 다양한 복지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선친이자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후대에 계승 발전시키고 국가와 인류에 공헌하는 사업을 펼친다는 취지로 1997년 호암재단을 설립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1월부터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과 LG복지재단 대표이사를 맡아 구인회 창업회장과 구자경 명예회장의 인재육성 및 공익사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부문화재단은 1988년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장학사업, 학술연구지원사업, 교육기관지원사업 등 지금까지 총 410억원의 사회공헌사업을 펼쳐왔으며, 약 4000여명의 장학생을 배출했다.
금융업계의 대표적인 창업 성공가로 유명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2010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 배당금 전액을 재단에 기부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장학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견기업 가운데 KG그룹 곽재선 회장은 2007년 선현재단을 설립해 18회에 걸쳐 400여명의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어갈 대학생 등 젊은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공유가치 창출 새로운 패러다임 확산
최근 재계에서는 사회공헌활동(CSR)을 뛰어넘는 공유가치창출(CSV)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CSV 모델은 창조경제혁신센터다. 전국 17곳에 달하는 창조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뿐 아니라 벤처·스타트업을 지원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길을 찾은 상생협력 대표 모델로 꼽힌다.
현대중공업(009540)그룹은 6000억원을 출연해 만든 ‘아산나눔재단’에서 젊은 인재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청년창업을 돕기 위한 마루(MARU)180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과 벤처캐피털, 창업교육 민간 전문기관 등이 입주해 협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스타트업 기업의 자금조달이나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정주영엔젤투자기금’을 조성했다.
국내 게임업계 1세대로 지난 1998년 한게임을 창업했던 남궁훈 엔진 대표는 적지않은 개인 재산을 재단에 기부했다. 남궁 대표는 2013년 설립한 게임인재단의 초대 회장으로 취임해 직접 소규모 스타트업 게임개발사들을 지원했다. 애니팡 신화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도 게임인재단의 도움 덕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과거의 기부를 통한 사회공헌을 넘어 경영전략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나눔 활동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런 활동들이 알려지고 성과를 낸다면 국민들의 대기업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꾸는데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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