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양윤정 교수팀에 따르면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만3391명을 흡연그룹(2927명)과 비(非)흡연그룹(1만464명)으로 나눈 뒤 두 그룹의 치주염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흡연그룹의 유병률이 37.5%로 비흡연그룹(26%)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치주염 유병률은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나이들수록 높았다. 흡연그룹 중 20대의 치주염 유병률은 8.5%(비흡연그룹 중 20대 5.6%)에 그쳤지만 중년 이상 연령대(50∼64세)에선 58.1%(비흡연그룹 중 같은 연령대 42.0%)에 달한 것이다.
연구팀은 고연령층의 치주염 유병률이 높은 것은 나이들수록 잇몸(치은)의 재생(再生)이 줄어들어 잇몸이 얇아지는 데다 구강 내 세균들의 자극이 장기간 축적된 탓으로 풀이했다.
이번 연구에선 치주염 유병률의 성별 차이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체 조사 대상 남성의 치주염 유병률은 37.3%로 여성(22.8%)보다 월등 높았다. 또 점심식사 뒤 바로 칫솔질을 하면 치주염 유병률(24.1%)이 점심 뒤 칫솔질을 생략하는 경우(31.9%)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았다.
과일·채소에 풍부한 비타민C는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비타민이다. 비타민 C의 섭취가 부족하면 잇몸 염증의 초기 단계에서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나왔다. 우유와 유제품이 치주염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은 우유가 치조골의 붕괴를 막는 물질들의 성장을 돕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우리 건강에 유익한 세균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유산균이 대표적)가 풍부한 요구르트는 잇몸 세균들이 성장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녹차의 카테킨(떫은 맛 성분)의 일종인 EGCG는 역시 잇몸 세균의 성장을 방해하고 치조골의 소실을 예방하며 항산화 효과를 지녀 손상된 잇몸을 치유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와는 달리 커피는 치주염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식품으로 이번 연구에선 잠정 평가됐다. 비흡연그룹 중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이 가장 적게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치주염 유병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녹차·커피 등 각종 식품과 영양소들이 치주염 발생에 미치는 긍정 또는 부정적인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비흡연그룹에서다. 반면 흡연그룹의 치주염 유병률에 나름 영향을 미친 것은 단백질이 유일했다. 흡연그룹에서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치주염 유병률이 낮게 나타난 것이다.
한편 치주질환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흔히 풍치라 부른다.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된다. 비교적 가볍고 회복이 빠르다면 치은염이다. 증상은 잇몸이 빨갛게 붓고 출혈을 약간 보이는 정도다. 염증이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됐다면 치주염으로 진단된다. 치주염에 이르면 입 냄새가 지속적으로 난다.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오고 음식을 잘 씹기도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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