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해외시장 신중 ..르완다 프로젝트 물었더니

회장 후보 면접서 일반적 답변..기업 경영의 요체 등 철학적 대답 많아
경영 구상 묻는 기자 질의에도 신중 모드..황창규는 열공 중
  • 등록 2013-12-23 오전 9:46:24

    수정 2013-12-23 오전 9:49:2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030200) 회장 후보로 내정된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이 지난 16일 최종 면접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석채 회장이 막판까지 관심을 기울였던 르완다 등 아프리카 투자 사업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후보는 “공부하고 결정한다”는 입장이나,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경중 조절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23일 KT CEO 추천위원들에 따르면 황 후보에게 던져진 해외사업 관련 질문은 르완다 프로젝트에 대한 것 하나였다. 추천위원들이 “르완다 프로젝트를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자, 황 후보는 “해외 투자는 진입 장벽이 낮은 가운데, 선진국 간 경쟁에서 우위가 있는 곳에 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답변만 했다.

대신 황 후보는 기업이 꼭 알아야 할 것이나, 기업 경영의 요체에 대한 철학적인 발언을 오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3세대(G)이후 통신시장이나 보조금 경쟁 등을 통해서는 KT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쉽지 않다는 견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황 후보는 통신이나 KT에 대해 자세한 질문이 나오면 ‘공부하고 대답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신감 넘쳤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더라”고 말했다.

황창규 KT회장 내정자가 12월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황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제가 지금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제공
실제로 황 후보는 지난 18일 KT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들을 만났을 때에도 향후 사업 전략이나 계획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까지)시간이 많이 걸릴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궁금해하는 것을 모두 대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황창규 후보가 면접장에서조차 대외 발언에 신경을 쓰는 것은 호기심이 많지만, 자부심도 강한 그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이지만, 통신시장과 KT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단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황 후보는 다음 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서초구 우면동 소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업무를 파악하면서 열공 모드에 돌입했다. 한 지인은 “워낙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곧 통신과 ICT 서비스 시장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전임인 이석채 회장 말기 르완다 정부와 LTE 합작사를 만드는 등 아프리카 투자 사업을 강화한 바 있다. 세계 최초로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모델로 설립한 것인데, 르완다 정부는 25년간 주파수 독점 사용권을 주는 대신 KT는 LTE 망을 구축하고 이후 민간업체들이 구축비용 없이 이 망을 빌려 LTE 사업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전 회장은 사퇴 직전까지 아프리카 전시회 및 정상 회담 출장을 강행했지만, 황창규 KT 호에서는 전체 경영에서 아프리카 투자 사업에 대한 비중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석채 전 KT 회장(좌)이 지난 10월 30일 아프리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Transform Africa Summit 2013, TAS)에 참석한 뒤, 전시관 개막 행사를 끝내고,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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