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월급인상도 좋지만… "핫팩이나 좀 주세요"

40년만의 한파에 사제 방한용품 매출 급증
  • 등록 2013-01-18 오전 10:36:11

    수정 2013-01-18 오전 10:42:58

경기도 모부대의 혹한기 전술훈련에서 병사들이 소대장의 지휘에 따라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정모(23세) 병장은 최근 혹한기 훈련을 앞두고 일회용 손난로와 방한의류를 구입하는데 2만원을 썼다. 정 병장은 “보급품으로는 추위를 견디기 쉽지 않아 방한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사비를 들이는 병사들이 많다. 월급 인상도 좋지만 핫팩이나 좀 더 챙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올해 병사 월급을 15% 인상하기로 했다. 병장의 경우 현재 10만8000원에서 12만4200원으로 오른다. 아울러 2017년까지 월급을 현재보다 30% 높여 사병들의 복지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급여인상에 앞서 사병들의 보급품 개선 등 복무환경 개선이 우선 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의 2011년 회계연도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지급받은 피복에 만족하지 못한 장병 비율은 32.2%로 2008년(30.6%) 이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2010년부터 매년 피복예산을 11~12%씩 증액했지만 만족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수십년만의 한파가 한반도를 습격하면서 추위에 시달리는 장병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7도로 지난 1973년 이래 40년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한 군인용품 판매업체 관계자는 “올 겨울들어 방한복, 장갑, 핫팩 등이 잘 팔려 매출규모가 작년 겨울보다 15~20%나 늘었다”며 “날씨가 워낙 춥다보니 장병들의 건강을 염려한 가족이나 애인 등이 혹한기 훈련과 추위에 대비해 위문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방한용품은 정해진 시기와 할당된 수량에 따라 적절하게 지급되고 있는 만큼 사제품 사용은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영내에서 소지할 수 있는 물품은 군에서 지급한 것으로 한정된다”며 “지휘관 허가를 받은 물건만 반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복지 없이는 안보도 없다. 의식주와 봉급은 군 사기와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군수품 지급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검증해 병사들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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