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형 선임기자] 한국 직장인들의 유급 휴가 일수와 실제 사용률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 때문에 휴가 계획을 연기, 취소하거나 휴가 사용에 비협조적인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한국 직장인들의 현실을 드러냈다.
이같은 사실은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전 세계 주요 22개국 직장인 86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19일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이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유급 휴가 일수는 평균 10일로, 22개국 중 가장 적었다.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도 평균 약 7일에 불과해 한국의 유급 휴가 사용률은 13일 중 5일을 사용한 일본 다음으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 <표1> 익스피디아 유급휴가-국제비교 설문조사 2012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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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국 등 10개 국가의 직장인들은 주어진 휴가를 100% 다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대만의 경우 한국과 함께 최저 휴가 일수를 기록했지만 실제 사용한 휴가 일수는 평균 12일로 오히려 더 많았다.
휴가 연기나 취소 이유로는 한국 직장인들의 67%가 ‘업무 때문’이라고 답해, 22개국 중 대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 외에도 대만,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주로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지역 직장인들이 일 때문에 휴가 계획에 지장을 받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 <표2> 익스피디아 유급휴가-국제비교 설문조사 2012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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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럽 및 미주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업무 때문에 휴가에 영향을 받는 비율이 적게 나타났다.
‘상사가 휴가 사용에 협조적인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도 높았다. 한국 직장인들은 59%가 휴가 사용에 대해 상사가 ‘비협조적’이라고 답해 22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이탈리아는 67%의 직장인들이 상사가 비협조적이라고 답했지만, 평균 28일의 유급 휴가 중 20일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돼 실제 휴가는 한국의 3배 수준에 달했다.
이같은 결과를 반영하듯 한국 직장인들은 휴가와 수당 환급 중 선택할 경우 절반 이상인 55.2%가 ‘수당으로 환급 받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직장에서 사용하지 않은 연차를 수당으로 환급해 주는지를 묻자 약 40%만이 ‘그렇다(39.2%)’고 대답해, 많은 직장인들이 연차 일수를 소진하지 않아도 연차 수당을 환급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표3> 익스피디아 유급휴가-국제비교 설문조사 2012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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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 직장인들은 단 한 번의 휴가 기회에 다른 선택을 모두 제치고 ‘로맨틱한 여행’을 떠나겠다는 응답의 비율이 45%로 전 세계 22개국 중 가장 높았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겠다는 응답이 1위를 차지한 데 비해 눈에 띄는 결과다.
이번 설문의 상세 결과는 익스피디아 코리아 홈페이지(www.expedia.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