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살로넨, 강렬한 두다멜…10월, 12월 잇단 내한

‘음악계 진보주의자’·‘젊은 피’ 하반기 가장 주목받는 무대
  • 등록 2008-09-23 오전 11:25:00

    수정 2008-09-23 오전 11:25:00

[경향닷컴 제공] 미국의 주요 오케스트라들은 지역적으로 대개 동쪽에 위치한다. 오케스트라는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뉴욕필, 보스턴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거점은 동부의 해안도시들. 내륙으로 좀더 들어간 시카고 심포니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도 동쪽에 가깝다. 서부에서 오케스트라가 태동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가능했고, 지금 이 지역을 대표하는 악단이 LA필하모닉이라는 데는 거의 의견이 모아진다.

미국 서부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LA필하모닉을 지난 17년간 이끌어온 에사 페카 살로넨(50·사진 오른쪽)과 2009년부터 그의 지휘봉을 이어받는 구스타보 두다멜(27·왼쪽)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다. 두 사람 모두 첫번째 내한. 10월과 12월 각각 한국에서 지휘한다.

핀란드 태생의 살로넨은 동시대의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생산적 연주’에 주력해오면서 ‘음악계의 진보주의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두다멜은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예술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 출신.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LA필하모닉의 지휘봉을 맡게 된 ‘무서운 신예’다. 주빈 메타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를 비롯해 최근의 살로넨까지, 명장들이 줄줄이 거쳐간 LA필하모닉에 제3세계 출신의 청년이 음악감독으로 임명됐다는 것은 분명 ‘사건’일 터. 이 때문에 두다멜은 현재 음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주인공이다.

다음달 내한을 앞둔 살로넨은 “LA는 고유한 문화적 전통이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출신인) 나를 포함해, 모든 문화가 다른 곳에서 흘러왔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해오는 게 가능했다고 털어놨다. 지휘뿐 아니라 작곡가로도 활약해온 그는 “과거의 음악가들은 대부분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했다. 음악가는 오직 하나만을 해야 한다는 개념은 아주 최근에야 생겼다”며 “나는 음악이라는 전체성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아시아 투어에 나선 살로넨이 LA필하모닉과 함께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스트라빈스키와 라벨의 곡들이 중심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살로넨은 “스트라빈스키와 라벨은 내 삶에서 중요한 작곡가”라며 “특히 스트라빈스키는 인생의 가장 많은 부분을 LA에서 보냈고, 그래서 그의 작품을 마지막 투어에서 연주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연주할 스트라빈스키의 곡은 ‘불꽃놀이’와 ‘불새’. 또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인 사라장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화려하고 강렬한 스타일의 지휘자 두다멜은 현재 세계 음악계에 부는 ‘젊은피 바람’을 선도하고 있다.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75)조차도 “최근에 들어본, 가장 뛰어난 지휘자 가운데 한 명”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가 낳은 가장 빛나는 성과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지원 아래 이뤄지는 이 음악교육 프로그램은 술과 마약, 패싸움에 찌들어 사는 가난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30년 전에 시작됐다. 스스로 표방하듯이 “프로 음악가를 양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문을 열었으며, 그동안 25만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음악을 배웠다.

이번에 두다멜과 내한하는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바로 엘 시스테마 출신들로 이뤄진 악단. 두다멜은 베네수엘라의 음악문화를 상징하는 이 오케스트라를 이미 18세 때부터 지휘해왔다. 내년 하반기부터 LA필하모닉 음악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음에도 불구하고, 두다멜이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이 오케스트라를 떠날 것으로 전망되진 않는다. 12월 내한은 오케스트라 단원만 180여명에 달하는 규모. 14일 예술의전당에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가운데 ‘심포닉 댄스’와 말러의 ‘교향곡 1번’을, 1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1번’과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를 연주한다.


▶ 관련기사 ◀
☞“10월은 맛있다” 재즈부터 모던록까지… 풍성한 음악축제
☞발레리나 강수진, 14년 만에 다시 줄리엣으로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 스냅타임
    2025년 01월 16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5년 01월 15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01월 14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5년 01월 13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01월 10일 오늘의 운세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