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대선서 '독재자' 동생 신승..정정불안 지속 우려

1차 투표 1위 前 대통령 나시드 후보 꺾고 당선
부정선거 의혹, 국제사회 우려 등 정정불안 불가피
  • 등록 2013-11-17 오후 3:41:46

    수정 2013-11-17 오후 3:41:46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우리에게는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1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독재자’의 이복동생 압둘라 야민 가윰 후보가 1차 투표 결과를 뒤집고 승리를 거뒀다.

몰디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개표 결과 야민 후보가 51.39%의 표를 얻어 48.61%를 획득한 무함마드 나시드 후보를 제쳤다고 밝혔다. 전(前) 대통령 나시드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당선 유력 후보였다.

야민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되자 “국민들이 평화와 발전을 위한 시간임을 결정했다”며 “국제사회에 이들의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나시드 후보는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날이고 (이 문제로) 법원에 가길 원하지 않는다”며 선거 결과를 인정했다.

이번 결선투표는 지난 9일 대선 재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치러졌다. 당시 재투표에서는 나시드 후보가 득표율 47%로 1위를 차지했다.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 야민 후보는 30%를 얻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결선진출에 실패한 몰디브 최대 갑부 가심 이브라힘 후보와 여타 정당들이 가윰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나시드는 지난 2008년 몰디브 최초로 민주적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30년간 ‘독재정치’를 펴온 가윰 당시 대통령에게 신승을 거둬 집권했지만 지난해 2월 가윰 지지자 시위에 부딪혀 하야했다.

이후 몰디브는 정정불안을 겪었으며 지난 9월 나시드와 야민 후보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선이 실시됐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고 이번 결선투표가 실시되기까지 두 달의 시간을 허비했다.

한편 유권자 23만9000명 가운데 75% 이상이 참여한 이번 결선투표 이후에도 몰디브는 한동안 정정불안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국제사회도 따가운 시선으로 몰디브를 바라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압둘라 야민 가윰(가운데) 대통령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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