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택배기사가 화물차에 태우고 다녀 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택배견 경태’. 이러한 ‘경태’를 내세워 후원금을 받고 잠적한 혐의로 전직 택배기사가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몰티즈 ‘경태’의 근황이 최근 공개됐다.
| 임시 보호자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경태. 사진=유튜브 채널 가족이라면서요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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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유튜브 채널 ‘가족이라면서요’에 따르면 지난 17일 ‘택배견 경태를 아시나요? (버려진 경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경태는 지난 7월 말 심장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12~13세로 추정되는 경태는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평촌 한 동물병원에서 6시간에 걸친 수술을 마친 경태는 현재 회복 중에 있다. 지난 16일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발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경태 아부지’로 불리던 택배기사와 그의 여자친구는 경태가 유명세를 타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팔로워를 모았고, 유기견 ‘태희’를 추가로 입양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경태와 태희가 아픈데 택배 차량이 고장 나 일을 할 수가 없다”는 내용의 글 등을 올려 기부금과 차용금 등 6억 1070만 원을 모은 뒤 이를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1만 2808명에게서 약 6억1000만원을 기부받아 챙기고 이를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결과 이들은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 택배견 경태로 SNS에서 한때 인기를 끌었던 몰티즈 경태.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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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가 2022년 10월 구속된 뒤 경태와 시츄 ‘태희’는 가족이 없어졌다. 택배기사 여자친구 가족 측은 경태·태희를 데려갔으나 하루 만에 ‘아픈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며 임시보호소에 연락했다. 이에 경태 임시 보호자는 ‘포기각서’를 받고 경태와 태희를 데려왔다고 한다.
건강이 안 좋았던 태희는 올해 초 먼저 하늘로 갔다. 경태 임시 보호자는 “후원금이 어디로 갔나 싶었다. (구조 당시 경태는) 유기견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근 경태는 택배기사 차림을 한 사람들을 쫓아갔다고 한다. 임시 보호자는 “택배차가 왔다가 택배(기사) 옷을 입은 두 분이 나갔더니 경태가 쫓아갔다. 누군가를 쫓아가지 않는데 마음이 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