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자의 차이나톡] 5G·AI·빅데이터 ‘굴기’…대규모 일자리 확대 나선 中

4월말 현재 5G 관련 일자리 전년 대비 82%↑…빅데이터·AI, 45% 안팎 늘어
中 정부, 코로나19 위기 극복 위해 ‘돈 폭탄’…7대 산업프로젝트에 인력 수혈
관련 교육 커리큘럼·인재양성 프로그램 없어…교육 인프라 구축 새로운 숙제
  • 등록 2020-05-24 오후 12:00:00

    수정 2020-05-24 오후 1:20:50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문기자의 차이나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중국 한국혁신센터(KIC·Korea Innovation Center in China)와 공동으로 중국창업시장과 스타트업 현황, 중국의 경제 트랜드를 전달합니다. ‘문기자의 차이나톡’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중국 경제와 창업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상하이 시 정부는 2020~2022년 신 사회간접투자(SOC) 시행방안을 마련했다. 3만4000개의 5G 기지국, 100개 이상의 무인 공장, 10만개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45개의 택시 충전소 건설 등 48개 항목이다. 이 부문에 2700억 위안(약 20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 과기일보는 최근 보도를 통해 상하이뿐만 아니라 중국 31개 성(省)이 신 SOC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7대 산업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7대 산업프로젝트는 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고속철도, 특고압설비, 신에너지 자동차 등이다. 우리의 제4차산업혁명 영역이다.

정부가 추진하면 기업은 자연스레 이에 호응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징둥은 “신 인프라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에도 미래의 핵심”이라며 “AI, IOT, 클라우드컴퓨팅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7대 사업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대규모 인력 수혈을 단행하자 관련 일자리 수요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하지만 고급 인력을 키워낼 수 있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커리큘럼도 부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쑤 차이나모바일 5G 체험관에서 쉬저우의 한 시민이 체험하고 있다.(사진=과기일보)
“고급인재가 필요해”

과기일보는 최근 리에핀 빅데이터 연구소의 ‘코로나19가 인재채용과 구직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7대 산업프로젝트 관련 업종 채용이 지난해 1분기보다 42.9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업종별로 5G는 지난해보다 81.9% 증가했고 산업 인터넷은 74.64%, 빅데이터와 AI는 각각 45.46%, 43.20% 증가했다.

과기일보는 “새 사업프로젝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새로운 인프라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사물인터넷 등 신규 분야에서 인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5G와 AI 등 신기술 영역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관련 학과 대부분 학생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확정했다. 장추안 중국 동남대 정보과학과 엔지니어링 부교수는 “내년에 졸업하는 5G 관련 학부생과 석사 졸업생 대부분이 모두 취업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상황을 뉴노멀로 받아들이고 투자·소비·생산 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초 당 중앙 정치국 상무회의에서는 신 SOC 7대 분야에 2조 위안(약 35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중국의 AI, 5G 기술의 응용은 코로나19 방역 퇴치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AI 스마트 운송 로봇이 접촉 감염을 최소화했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구이동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디지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회 전 부문에 이를 적용하고 확대할 대규모 고급 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과기일보는 “올해 AI핵심 산업 규모는 1500억 위안을 초과하고 관련 산업 규모도 1조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지난해 말 현재 전국 35개 대학에 AI분야의 새로운 전공을 개설하도록 정부가 승인했고 101개 대학에서 로봇 공학 전공을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동남대학이 지난해 인공지능학과 개설과 인공지능연구소 개원식을 개최했다.(사진=과기일보)
관련 교육 프로그램 턱없이 부족

이러한 7대 산업프로젝트의 채용 속도는 투자 규모에서 엿볼 수 있다. 올해 장쑤성의 혁신 통신 사업 투자 규모는 약 87억 위안(약 1조5000억원)이며 네트워크 통신, AI, 신에너지원, 태양광 제품 연구 개발 등 2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와 별개로 5G와 관련한 프로젝트는 총 160억 위안(약 2조7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인민대 디지털경제연구센터의 교수이자 중국 인민대 스마트사회연구센터 부주임(부센터장)인 펑리홍 교수는 “중국 내 대학이 AI, 디지털 경제, 데이터 관리와 같은 관련 전공의 설치를 늘리고 있지만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전공과 디지털 기술, 인터넷망, 빅데이터 전공의 학과 융합을 장려하고 복합형 인재에 대한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디지털경제와 신 인프라 건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리에핀 빅데이터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AI분야의 인재 부족이 이미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재 수혈에 목마른 상황이지만 수요를 따라갈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이다.

긍씬 중국 동남대 AI대학 학장은 “현재 중국 내 AI 관련 고급 인재가 부족하고 AI 전공을 위한 성숙한 인재 교육 프로그램조차 없다”며 “AI 등 최첨단 교육을 위한 기초 교육과 더불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계 학습, 모델 식별 등 통용 기술은 물론, 시각 언어 처리, 빅데이터 분석 등도 이해할 수 있도록 AI 융합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장추안 중국 동남대 정보과학과 엔지니어링 부교수 역시 “정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추진 기술 중 하나인 5G 또한 고급 인재가 부족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며 “5G 관련 산업은 기술 장벽이 높고 실전 능력에 대한 요구 사항도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장 부교수는 “현재 고급 인재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지만 이러한 인재는 수학과 물리 등 기초 과목 이외에도 신호 처리, 통신 원리, 랜덤 프로세스, 하드웨어 설계 등 기타 관련 지식에 능숙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문제를 동시에 처리하고 AI, 알고리즘 등을 이해해 기술을 구현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지만 현재 업계 내 이러한 설계 능력을 모두 겸한 인재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류즈바오 중국 난징대 장강산업 경제연구원장은 “새로운 인프라는 양질의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의 성패를 가른다”며 “그 핵심에는 인재 육성에 있는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에 맞출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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