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난야에 이어 파워칩도 감산을 결정하는 등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최근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던 반도체산업이 연말부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대만 파워칩은 오는 4분기에 D램 월간 생산량을 50% 정도 줄이기로 했다. D램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LCD 드라이버 IC칩 등 비메모리 반도체의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파워칩의 감산 물량은 전 세계 D램의 3% 정도 수준"이라며 "대만 업체의 감산이 본격화된 만큼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부터는 D램 수급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감산은 파워칩이 처음은 아니다. 난야 역시 이달 중 PC용 D램 생산량을 10% 줄이기로 했다. 대신 ASP(평균판매단가)가 높인 서버용, 모바일용 제품의 생산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프로모스는 7월부터 생산량을 절반 수준까지 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노테라 등도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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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업계의 감산은 최근 D램 가격 급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D램 주력 제품의 가격은 대만 업체의 원가 이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등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해도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대만 업체에 비해 덜하다"며 "가격 하락기를 버텨낼 수 있는 체력도 충분한 만큼 업황이 회복에 따른 수혜는 국내 업체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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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D램을 둘러싼 글로벌 업체의 `치킨게임`이 대만 업체의 패배로 마무리되는 형국"이라며 "국내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계기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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