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호재는 역시 환율. 이달초까지만 해도 1600원을 넘보며 천정을 뚫을 듯한 기세로 치솟던 환율은 전날 하루에만 37원 떨어졌고, 11일에는 아예 시작부터 1500원 밑으로 몸집을 낮춰버렸다.
관심은 은행주들의 분발이 어느 정도나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환율로 촉발된 상승인 만큼 향후 환율에 대한 전망과도 맞물리는 부분이다.
◇ 너무 오른 환율, 너무 떨어진 은행주.."달라질 것"
환율이 하락하면 은행들이 짊어지고 있는 위험자산의 원화환산금액이 줄어든다. BIS비율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화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부담도 축소된다. 태산LCD에서 발생하는 환손실로 우려를 샀던 하나금융지주(086790)가 가장 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병문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확대됐던 달러-원 환율과 외평채 스프레드 차이를 감안하면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 하락은 은행주의 단기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하나금융지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은행들의 ROE가 평균 0.7%포인트 하락한다"며 "환율이 1300~1400원대에서 안정될 경우 은행주가가 단기적으로 PBR 0.6~0.7배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 정부가 은행권 부실문제 처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은행주 매수를 편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금융시스템 안정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대형은행의 몰락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수익 줄고, 비용 늘고.."은행 실적개선 어려워"
단기 반등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개선된 점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작년 하반기 이후, 국내 기관은 올초 이후 계속해서 은행주를 매도해왔다"며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적은 상태에서 환율 급락이라는 재료가 발생하면서 단기간 급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더슈팅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오늘내일 급등할 수는 있겠지만, 지주사 차입을 통한 자회사 증자로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빠르게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주가 흐름은 느릴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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