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국내증시는 이번 주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공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16~20일) 코스피는 전주대비 1.35%(19.32포인트) 내린 1940.36에 거래를 마쳤다. 주 중반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이 기간 기관은 단 하루를 제외하고 내리 주식을 팔아치우며 180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1486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번 주에도 국내증시는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지수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최근 달러 강세와 국채 금리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고 이머징 통화와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기록 중이다. 게다가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MSCI) 편입 이슈, 브렉시트 불확실성, 6~7월 대규모 그리스채권 만기 도래 등 부담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다만 그리스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주요 리스크 지표의 위험 신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고, 1분기 양호한 실적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할 때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주 주요 일정은 오는 26~27일 열리는 G7 정상회의와 27일 예정된 재닛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설 등이다. 증권가에선 G7 정상회의에서 재정·통화 정책과 관련해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은 공격적인 재정·통화 완화정책에 반대하고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 오는 23일 발표 예정인 미국 5월 마킷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도 주목할 변수로 꼽힌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51.0포인트로 전월 50.8포인트 대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재고 부담이 낮아지고 있지만 뉴욕 등 지역 제조업지수가 부진했다는 점에서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시장 대응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 코스피는 1910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망세가 지배적일 가능성이 커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조정하기에는 어려운 구간”이라면서 “다만 에너지, 소재, 산업재는 4월 급등 이후 최근 가격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하반기 물가 상승·경기 회복 기대감이 유효한 만큼 조정을 이용해 비중 확대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